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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하도영으로 살 순 없어”…정성일, ‘트리거’로 이룬 ‘변신’ [D:인터뷰]


입력 2025.03.03 14:55 수정 2025.03.03 14:5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아직 하고 싶은 연기도 많아…작품 계속할 수 있고, 선택권 생겼다는 것에 감사”

딱 떨어지는 슈트에,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로 ‘어른 섹시’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배우 정성일이 ‘금쪽이’가 됐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MZ 세대’ PD로 변신한 것. ‘젠틀함’을 벗어던진 정성일의 활약이 ‘트리거’의 유쾌함을 배가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탐사보도 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정성일은 이 드라마에서 사회성 제로 중고 신입 PD 한도 역을 맡았다. ‘인간애’라고는 없는 이기적인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가두었던 벽을 깨나가면서 ‘트리거’ 팀의 일원이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몸에 딱 맞는 슈트와 정제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 온 정성일은 자유분방한 매력의 한도를 만나 한층 편안해진 면모를 보여줬다.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사탕을 문 ‘의외의’ 얼굴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처음엔 제 나이보다 5살 정도 어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력서에 적힌 나이를 보고 나도 놀랐다. 젊어 보이기 위해 뭔가를 더 노력하진 않았다. 의상도 평소 제가 입던 옷들을 많이 입었다. 평소에 슈트를 입지는 않는다. 청바지에 후드, 혹은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는데, 그런 옷들을 입고 연기하니 편안한 부분이 있었다.”


거침없는 한도를 연기하는 것에 또 다른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솔직한 발언으로 시원함을 선사하는가 하면, 현장을 누비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쾌감까지. 한층 편안해진 의상처럼, 촬영 과정 또한 유쾌하고 즐거웠다.


“한도에게 어떤 MZ세대 같은 모습이 있냐고 물으면, 당당하고 거침없는 면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도 그렇게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었고, 또 망가져도 상관이 없는 인물이었다. 연기도 너무 재밌게 했다.”


한도의 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처음엔 물과 기름처럼 ‘트리거’ 팀에 섞이지 못하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한도의 ‘변화’를 제대로 포착하는 것이 중요했다. 입체적인 한도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노숙자 할아버지는 한도를 선입견 없이 바라봐 준 첫 번째 사람이었다. 할아버지가 죽은 뒤 빈소로 걸어가는데, 다른 빈소의 왁자지껄한 모습과는 대비된다. 비어있는 빈소가 마음이 아픈 거다. 그 순간이 한도의 마음이 열리게 된 전환점이라고 여겼다. 이후 한도는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머리를 짧게 자른다. 감독님께 연출이 너무 좋았다고, 전환점을 찾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지나가는 길이 너무 좋았다.”


이렇듯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 만족했다. ‘더 글로리’로 사랑을 받으며 굳어진 이미지가 숙제로 남을 법도 했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평생 하도영으로 살아갈 순 없지 않나. 하고 싶은 연기도 많다. 아직은 ‘저 이거예요’라고 하기보단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얘 이런 것도 하네’,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다. ‘더 글로리’ 이후 대단하게 바뀐 건 없지만, 감사한 부분은 있다. 작품을 계속할 수 있고, 내게 조금은 선택권이 생겼다는 것이다. 너무 좋은 기회를 얻어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글로리’ 이후 영화 ‘전, 란’, 드라마 ‘트리거’, 그리고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까지. 여러 작품을 소화한 정성일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쉴 틈 없이 활동 중이다.


“들어오는 걸 다 하지는 않는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저는 늘 불안하다. 언제까지 찾아줄지도 모르고 나이도 있지 않나. 이왕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남겨 놓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후회하지 않기 위해, 불안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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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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