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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핵무장 준비 시작해야"…'트럼프·젤렌스키 파탄' 소회


입력 2025.03.02 17:13 수정 2025.03.02 17:5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젤렌스키, 백악관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공개 설전 끝에 안전보장 무산

"미·영·러가 영토 보장했지만 무시당해

각자도생 시대, 핵무장은 국가생존의 문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 설전을 거쳐 파국을 맞이하는 광경을 바라보며, 우리나라의 자체 핵무장 준비는 국가 생존 차원에서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지금 어떤 처지냐"라며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영국·러시아로부터 영토 보장을 받았지만, 크림반도를 강탈당하고 국토 20%가 전쟁터가 됐으며, 백악관에서조차 무시당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장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각자도생의 시대, 자주국방의 길로 더욱 과감히 나아가야 한다"며 "핵무장은 단순한 군사적 선택이 아니라 이제 국가 생존의 문제"라고 방점을 찍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정상회담은 공개 설전과 상호 비난 끝에 파국을 맞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협정의 대가로 미국의 안전보장을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고 광물협정을 채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회담 파국에 따라 공동 기자회견 등 후속 수순도 전부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에 합의했던 당사국 중의 하나인 영국 런던으로 향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동했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할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하는 모습은 국제정세가 '힘의 논리'와 '자국우선주의'로 재편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최근 워싱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과연 우리는 자유대한민국을 스스로 어떻게 지켜내야 하느냐'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국가는 언제든 강대국의 흥정판에 오를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라며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레토릭이 아닌 현실이 됐다. 그가 말했듯 '미국은 미국의 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금 세계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동맹 없는 미국우선주의'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MAGA 공화당'을 앞세워 과거의 미국 정부가 했던 약속들을 '최악의 인간들이 한 바보 같은 짓'으로 치부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부터 나 의원은 '독자적인 핵무장 준비'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로 나서는 과정에서 공론화한 이래, 지난해 추석 연휴와 연초,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할 때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다.


나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으며, 미국 조야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외교통이다. 이러한 나 의원이 거듭 독자 핵무장 준비를 주장하는 것의 배경을 놓고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있지만, 정전 상태에 놓여 있는 적국인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보유한 상태라 제10조 유보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NPT 제10조는 '모든 체약국은 본 조약이 자국의 안보를 지대하게 위태롭게 할 때에는 탈퇴할 수 있다. 탈퇴할 경우에는 3개월 전에 안보상의 위태로운 사유에 대한 설명은 모든 체약국과 유엔안보리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의원은 "북핵 이슈에서 '서울 패싱' 우려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라며 "역사는 힘이 없는 자에게 가혹하다. 이제 '국익 퍼스트, 스스로 지키는 강한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천명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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