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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마음에 두 번 통통"…양익준, '폭행 의혹' 직접 재연하며 강력 부인 [D:현장]


입력 2025.03.05 17:42 수정 2025.03.05 17: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영화감독 겸 배우 양익준이 후배 스태프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양익준은 5일 해당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 서울 성북구의 술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후배 폭행 의혹에 대해 상세하게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익준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성북구 주점에서 후배인 영화 스태프 최씨의 머리를 종이 뭉치로 여러 대 때리고 폭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달 10일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이에 대해 양익준은 지난달 12일 영화 '고백'의 시사회 전 무대인사에서 "(고소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나서 웃으며 대화를 나눴건만 폭행으로 고소당했다"며 최씨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었다.


ⓒ장수정 기자

먼저 양익준은 "익명으로 저를 폭로한 최씨는 업계 사람이 아니다. 그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업계 자체가 좁기 때문에 저와 척을 지게 되면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고 했더라. 그를 폄하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는 장편영화 또는 드라마 업계에 발을 들이고 일을 해 본 적이 없다. 영화를 하겠다고 시작한 것도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40살에 가까운 사람이다. 아마추어 예비 영화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사실관계를 정정하며 최씨는 이 술집을 통해 진행한 아마추어 영화인들을 위한 워크숍에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은 이 술집의 주인이 아닌 홀 서빙을 하는 직원이며, 이곳에서 종종 워크숍 등 행사를 열거나 참여할 뿐이라고 말했다.


양익준은 최씨에게 워크숍 진행을 맡기기 위해 이 가게에서 만났다고 사건 당일을 회상했다. 그는"(사건 당일에는) 이 가게에서 진행해 봄직한 특강에 대해 가게에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말했었다. 최씨도 좋다고 답을 보냈고, 저녁에 만나기로 했었다. 가게 오픈 시간에 맞춰 최씨가 왔었다. 당시 한 테이블에 3명, 다른 테이블에 2~3분이 있었다. 바 뒤에 사장이 있었고, 그 앞 바테이블에 최씨와 제가 앉아있었다. 우리 옆에 한 분 정도가 계셨다. 그곳에서 특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최씨에게 자리를 옮기자고 말해 바 오른쪽에 위치한 테이블로 옮겼다. 이 테이블은 다른 테이블보다 높아 눈에 잘 띈다"고 설명했다.


양익준의 말대로 이 술집은 약 9평 정도의 크지 않은 규모로, 테이블 간의 거리도 멀지 않았다. 그는 최씨가 주장하는 폭행 상황에 대해 "최씨는 수강료와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수강료에 대한 모든 것을 최씨에게 주기로 했기에 제게 이득이 되는 건 없었다. 형편이 좋지 않은 최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회당 이 정도를 받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때 무료로 해도 괜찮다고 말하길래 '왜 무료로 하냐. 당신을 위해 만든 워크샵'이라고 답했다. 현재 본인이 가장 챙겨야 할 사람이 본인인데, 최씨가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최씨의 머리를 B5 용지를 들고 '아이고 이놈아' 하며 머리를 두 번 두드렸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도 돈이 없어 쌀밥에 쌈장을 비벼먹던 시절도 있었고, 남을 먼저 챙기다가 스스로는 헐겁게 살던 때가 있어 최씨가 과거의 저처럼 본인을 챙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양익준은 당시 들고 있었던 메모장을 보여주며 "제가 (이야기를 하며) 메모를 하고 있던 것으로, 메모장은 한장씩 뜯어 쓰는 형태의 메모장이다. 당시 15장 정도 남아있었다. 현재 메모장은 아무런 구김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자신은 매일 하던 대로 가게에서 일했고, 최씨는 사장과 함께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사장이 만들어주는 파스타도 먹었다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 뭐가 있어야 기억에 남는데, 오히려 그날이 아닌 다른 날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다. 당일엔 아무 일이 없었기에 아무 기억도 없다. 포스기를 찾아보며 '이날 도대체 뭐가 있었나'라고 떠올렸다. 다른 손님들도 일찍 와서 오래 앉아계셨다. 만약 바로 뒤에서 폭행이 있었다면 바로 집에 가셨을 것이다. 그런데 결제 시간을 보면 아니다. 그분들이 '여기 맞죠'라며 '유명한 분이 하신다고 하던데, 딸이 지나가다가 봤다고, 진짜 있는지 궁금해서 봤다'고 인사하신 것까지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3일이 지난 후 일을 끝내고 잠을 자고 있던 중 최씨에게 연락이 왔다고. 양익준은 "12시 반에 끝이 나는데 정리를 하면 새벽 1시 정도가 된다. 그런데 새벽 2시 정도에 최씨에게 전화가 왔다.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했냐'고 물었다. 그런데 19분 동안 비명과 같은 괴성이 쏟아졌다. '나를 왜 때렸냐', '왜 30~40장 정도 되는 종이로 저를 후려쳤냐',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랬냐', '당신 가게에서 파스타를 얻어먹은 게 치욕스럽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아닌 줄 알았다. 저는 몸이 떨리고 두려웠다. 그 괴성을 들으며 그저 '미안하다', '그걸 어떻게 때렸다고 느낄 수 있냐',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 ' 안쓰러운 느낌에 그런 걸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30번 정도 무릎 꿇는 심정으로 말했었다. 너무 차가운 목소리로 '주무십쇼'라고 하고 끊더라.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패닉에 빠졌다. 이렇게 강한 어조로 폭언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미안해, 진심으로 반성할게. 기분 풀리길 바래'라고. 그날 오후까지 메시지는 읽히지 않았다.오후 3시 15분쯤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후 일본에 다녀와 두 차례 전화를 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재자 임씨를 통해 최씨와 만나 화해를 하기도 했다. 그는 "2월 13일 목요일, 중재자 임씨가 들어왔다. 중재자는 저와 최씨를 둘 다 아는 사람이다. 2023년 12월 가게에서 진행한 워크샵에 참석한 인물이며, 개인 단편 영화에 최씨가 촬영감독, 후반작업자로 참여했다. 저도 연기를 했었다. 중재자 임씨는 저와 최씨 사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개입했고, 저와 최씨의 만남도 주선했다. 그렇게 2월 14일 충무로 커피숍에서 마주 앉았다"면서 당시 합의문에는 두 가지의 인정을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이에 대해 "여기서 인정은 언론 상대가 아닌, 최씨, 수사 과정에서의 인정"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메모장을 머리로 떨어뜨렸는데, 무게가 있다 보니 상대방에게 더 크게 느껴진 것 같다. 본의 아니게 때린 것에 대해 미안하고 반성한다', '사실 확인이 정확히 되지 않은 것을 시사회에서 발표한 것'에 대한 인정이다. 위와 같이 인정을 하면 화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처음엔 합의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힌 후 생각한 결과, '이 또한 내 부덕함 때문'이라고 여겨 합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 이에 양익준은 최씨를 만나 웃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고 '잘난 것 없는 내가 모자라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사과의 뜻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웃으며 사진까지 찍었던 최씨는 이후 절차를 멈추지 않고 진행 중이라고. 양익준은 "(최씨가) 합의 서류 초안 만들고 임씨 쪽 변호사를 통해 완성한 다음에 검찰 통해 합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전화를) 끊고 나니 이상하더라. 이전 합의문 이외에 변호사와 또 초안을 만들고 검찰을 통해 진행한다. 법 상식을 모르는 저는 의아했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결국 양익준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 요청을 받았고, 이에 응해 조사를 앞두고 있다.


양익준은 "(최씨는) 특정 단어인 '인정'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 단어를 수십 번 쓰며 폭행을 인정하라는 내용을 두 시간 가까이 말했었다. 제 예측이지만 그 인정이 그에겐 중요한 자료인 것 같다. 다시 녹음해 사용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나는 절대 녹음도 안 하고'라는 말을 했는데, 모든 것을 녹음하는 그가 한 말이라 더 무서웠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제 진심, 진실, 사실을 다 떠나서 재판까지 가고 처벌을 받게 되면 받아야지 어쩌겠나. 그런데 저는 혼자 대응을 하고 있다.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이 글을 적으며 예전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사람들 앞에서 착하게 굴지 말라고. 그러면 무시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지만, 그게 잘못된 삶인가요"라고 토로하며 "저는 최씨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싶다. 최초 합의문 그대로 잘 정리되길 바란다면, 그 역시 정리를 하기 바란다면 임씨를 통해 답을 달라고.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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