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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AI 공개토론' 제안해놓고…정책위에 공 떠넘겼다


입력 2025.03.07 01:00 수정 2025.03.07 05:12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상속세 개편 토론 흐지부지 상황서

2연속 제안에다 李 직접 등판 미지수

진성준 '정책위 차원 조율' 與에 제안했지만

김상훈 "툭하면 정책토론 운운 지양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인 '모두의질문Q'에서'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한 대담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한국판 엔비디아'를 만들고 지분 30%를 국민이 공유하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 후폭풍이 일파만파 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논란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하자 여권 인사들이 일제히 환영에 나섰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직접 등판하는 것을 회피하면서 실제 토론 성사 가능성을 둘러싼 회의감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표면상으론 'K 엔비디아' 논란을 둘러싼 여야 인공지능(AI) 공개토론의 물꼬가 트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이 대표가 제안했던 상속세 개편 토론의 향배부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추가 토론 제안까지 나왔다.


'2연속' 제안된 각 주제의 토론과 관련해 제안자가 직접 '1대 1'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사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토론 제안과 뒤 따르는 핑퐁게임에 대한 피로도 역시 높아진 모습이다.


앞서 이 대표가 제안해 표류 중인 '상속세 개편' 토론의 경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격 응했으나 이 대표가 권 원내대표와 자신의 대결 구도가 아닌 3대 3(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구조를 역제안하며 '핑퐁모드'를 지속 중이다. 전날까지도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다시 상속세 토론에 나설 것을 제안했지만, 이 대는 자신의 참여 여부에 아직 확답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진 두 번째 공개토론 제안의 경우, 이 대표가 '우클릭으로 포장한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여권의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부터 다양한 분들이 의견을 많이 내던데 AI 기술 관련 투자, AI 산업의 미래 이런 문제들을 놓고 논쟁된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뒤에서 흉보지 말고 한자리에 모여가지고 논쟁을 한 번 했으면 좋겠다.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것이다.정책위가 주관을 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세계 각국도 알고, 우리 경제계도 알고 있는데 집권당이라는 국민의힘만 야당 헐뜯기에 몰두해 이런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다"는 주장과 함께 "민주당은 국민 삶과 국가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면 언제든 함께 토론하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여당을 채근했다.


다만 토론 참석 주체는 '민주당'으로 이 대표 본인이 등판할 지에 대해선 여전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제안에 여권에서는 IT 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의원, 경제전문가인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토론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이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K 엔비디아 구상에 전폭적으로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기업·정부·연기금 등 모든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국민참여형 펀드를 최소 50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이를 국내 첨단전략산업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반 국민과 기업이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나 비과세 등과 같은 과감한 세제 혜택 제공을 하고 시중 여유 자금이 국내 첨단전략 산업으로 흐를 수 있는 물꼬를 트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이 대표가 '정부 지분투자 방식' K 엔비디아 발언과 관련한 논쟁 과정을 겪으며 제안한 '국민펀드 조성'에 대해 정책위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진 의장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국민의힘에 AI 산업과 관련한 공개 토론 일정 조율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진 의장의 이런 제안에 응하지 않는 한편, 이 대표의 K 엔비디아론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LG AI 연구에서 열린 업계 간담회 이후 취재진을 만나 50조원 규모의 국민 펀드를 조성하겠단 민주당의 계획에 대해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펀드를 모집해서 실패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인지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투자해서 연구하고 거기에 정부의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비상대책회의에서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라며 "툭하면 '정책 토론' 운운하는 (민주당과 이 대표의) 보여주기식 정치는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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