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도 2.86% 급락 …작년 9월 이후 최저
유가 수요 우려·증산 이슈 등 부담
국제유가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정책이 경제활동을 둔화시키고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 때 68달러까지 내려가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74달러(2.45%) 떨어진 배럴당 69.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에는 68.33달러까지 추락하며 2021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장보다 1.95달러(2.86%) 급락한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하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 초반 유가는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외신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관세는 유지되겠지만 캐나다산 에너지 수입품에 대한 10%의 관세는 철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이 투자 심리를 녹였다.
하지만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웃돌면서 증가했다는 소식에 유가는 강하게 하방 압력을 받았다. 재고 증가는 그만큼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번 주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직전주 대비 361만4000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90만 배럴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여기에 더해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일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이 장기간 이어진 감산을 4월부터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도 부담이다.
OPEC+는 우선 4월부터 하루에 12만 배럴을 증산하고 이후 18개월간은 하루 220만 배럴을 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