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스포츠카 감성을 품은 전기 SUV,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면허 3년차 시승기]


입력 2025.03.14 06:00 수정 2025.03.14 08:02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1회 충전 최대 450km 주행, 급속 충전 21분 완성

SUV지만 강력한 퍼포먼스, 최대 토크 115.2kg·m

가격은 4S 1억1440만원, 터보 1억3850만원부터


마칸 일렉트릭.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ports)’를 잃어버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사이에서 포르쉐가 ‘마칸 일렉트릭’으로 SUV 본연의 DNA를 되살린다. SUV는 점차 효율성과 실용성에 매몰되며 ‘패밀리카’로서의 입지만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포르쉐는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답게 그런 타협을 거부하고, 마칸 일렉트릭에 SUV다운 스포츠 감각을 아낌없이 담았다.


지난 12일 서울부터 강원도 양양까지 포르쉐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와 터보를 번갈아 시승해봤다.


마칸 일렉트릭 정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 일렉트릭은 타이칸에 이어 포르쉐의 두 번째 순수전기차다. 그만큼 전기차로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 대표적인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S가 450km, 터보가 429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충전 속도도 빠르다.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21분이다.


마칸 일렉트릭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계기판에서는 단순히 배터리 잔량만 표시되는 것이 아니다. 가속과 감속, 회생제동을 통해 전기가 어떻게 사용되고 충전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속할 때는 전력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그래프가 움직이고, 감속할 때는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가 다시 배터리로 충전되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표시된다. 운전하면서 전기가 얼마나 쓰이고, 충전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기어는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편에 위치해 있다. 센터 콘솔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어 조작감에서 오는 감성은 부족해졌다.


마칸 일렉트릭 후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최대 토크는 4S가 83.6kg·m, 터보가 115.2kg·m를 발휘한다. 전기차답게 강력한 토크로 즉각적인 가속이 가능하고, 회생제동을 활용한 감속 반응도 빨라 운전의 재미를 더해졌다. 그러면서도 급가속이나 급감속을 해도 몸이 앞뒤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과 포르쉐의 정교한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가속과 감속이 부드럽게 이어지며, 차체가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마칸 일렉트릭 프레임리스 도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오프로드 등 총 4가지 주행 모드가 있다. 차이 없는 모델들도 있지만, 마칸 일렉트릭은 드라이브 모드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노멀 모드는 잔진동이 고스란히 전달돼 승차감을 떨어뜨렸지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오히려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


이 중 가장 재밌던 모드는 오프로드였다. 버튼을 누르자 차체가 서서히 올라가며 험로 주행을 준비했다. 단순히 차고를 높이는 게 아니라, 거친 노면에서도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차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강원도 산길의 와인딩 구간에서 오프로드 모드는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속도를 높여도 탄탄한 접지력 덕분에 젖은 노면과 급커브에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오프로드의 매력을 국내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칸 일렉트릭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 일렉트릭 앞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 일렉트릭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드라이브 모드를 바꿀 때마다 앰비언트 라이트도 함께 변화했다. 단순히 분위기만 살리는 조명이 아니라, 운전자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느낌이다. 탑승할 때 반겨주고, 충전 중에는 상태를 색깔로 보여주며, 차선 이탈이나 위험 상황에서는 경고등처럼 작동한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제법 쓸모도 있다.


마칸 일렉트릭 스티어링 휠.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는 브랜드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됐다. 내비게이션 화살표나 경고 표시 등 가상의 시각적 요소들이 실제 주행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우회전, 좌회전 안내도 큼지막한 화살표로 표시돼 길을 놓칠 걱정이 없다.


마칸 일렉트릭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내부는 다소 좁았다.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모두 타이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부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트렁크와 프렁크가 달래준다. 트렁크와 프렁크(프론트+트렁크)가 각각 540ℓ, 84ℓ로 모두 합치면 이전보다 127ℓ 늘어난 624ℓ다. 일반적인 골프백 3~4개 정도는 들어갈 공간이다.


마칸 일렉트릭 프로방스 색상.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 일렉트릭은 총 14가지 색상으로 나오는데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였던 색상은 마칸 일렉트릭의 시그니처 컬러 ‘프로방스’였다. 시승행사 중 잠시 차량 사진 찍을 시간이 되자 대부분의 기자들이 프로방스 모델 앞으로 집결했다.


포르쉐는 언제나 자동차 제조사들 중에서도 색감을 가장 잘 뽑아낸다고 생각해왔지만 지금까지는 강렬하고 쨍한 색상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 프로방스는 강렬한 보라색이 아닌 프랑스 프로방스의 라벤더밭에서 영감받은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의 연한 보라색이다. 특이하면서도 질리지 않는다.

마칸 일렉트릭 뒷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 일렉트릭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마칸은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하지만, 디자인은 포르쉐의 시그니처인 개구리에 가깝다. 낮게 엎드린 듯한 실루엣과 둥근 헤드라이트는 마치 커다란 눈을 가진 개구리를 떠올리게 한다.


내부에서 전동화 시대에서도 잊지 않은 포르쉐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는 선택 아닌 필수다. 주행 성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감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다.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한 아날로그 스톱워치는 포르쉐 스포츠카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단순한 디자인적 요소를 넘어, 실제 랩타임 측정이 가능해 마칸 일렉트릭의 스포티한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아날로그 스톱워치의 빈자리는 다른 존재감으로 메우기 어렵다.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한 그 작은 원형 시계 하나만으로도 스포츠카 감성이 완성된다.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마칸 4S가 1억1440만원, 터보가 1억3850만원부터 시작한다.


마칸 일렉트릭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포르쉐는 실용성보다 감성이죠?" 이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전기차여도 운전의 재미는 포기 못하는 당신


▲주의할 점

-포르쉐 패밀리카를 장만하고 싶은거라면 ‘카이엔’

-부드러운 승차감? 포르쉐는 그런 타협을 모른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