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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주총 키워드 ‘사업 추가’…신사업 찾는 속내


입력 2025.03.16 06:00 수정 2025.03.16 06: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14일 삼성물산 시작으로 현대·GS 등으로 줄이어

수소·통신판매업 등 사업 목적에 추가…정관 변경

불경기·불확실성에 새 먹거리로 사업 다각화 추진

삼성물산이 14일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물산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삼성물산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신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 개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상황 악화로 기존 주택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기존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오른 가운데 올해 주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업 다각화’다.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개최된 주총에서 통신판매중개업, 수소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기존 플랜트 사업 역량을 활용해 수소 사업 분야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 경북 김천에 국내 최초로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오프그리드’ 태양광 발전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삼성·현대·GS, 앞다퉈 통신·에너지 신사업 추가

스마트홈·빌딩 솔루션 시장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스마트홈 플랫폼 ‘홈닉’과 빌딩 플랫폼 ‘바인드’ 사업 확장을 위해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U&I사업부(건축·토목) ▲개발주택사업부 ▲하이테크사업부 ▲에너지솔루션사업부 ▲신성장사업부 등 5개 사업부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현대건설도 오는 20일 열리는 주총에서 수소에너지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발맞춰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수소 에너지의 대중화를 이루고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공표한 바 있다.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 ‘HTWO’도 공개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수소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북 부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수전해 수소생산설비 착공을 시작했다. 연내 준공이 목표로 하루 1톤 이상의 수소 생산이 기대된다.


GS건설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통신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으로 모듈러 주택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로 취임 전까지 신사업을 맡으며 주택 모듈러와 해수 담수화 등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회사는 지난 2023년 자회사 ‘자이가스트’를 설립해 모듈러 단독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폴란드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 ‘단우드’,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기업 ‘엘리먼츠’도 인수한 바 있다.


건설 현장. ⓒ 게티이미지뱅크
수익성 악화로 줄도산 위기에 돌파구 모색

건설사들이 일제히 새 먹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생존을 위한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서다. 주택 경기 침체 속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총 109곳으로 나타났다. 매일 종합건설사 1~2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작년 폐업 신고 건수(총 641건)를 넘어설 태세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5년 이래로 최대치였다.


이러한 건설업계의 위기는 미분양이 쌓이면서 심화되고 있다. 건물을 짓고도 분양이 되지 않으면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의 부채비율도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대형 건설사인 금호건설은 부채비율이 600%를 넘겼고 시평 39위인 HJ중공업은 538%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838.8%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하고 400%를 넘기면 잠재적 부실 징후로 판단한다.


실제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휘청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시평 58위의 신동아건설과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중소·중견 건설사 7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정관리 명단에 올라갈 중소·중견건설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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