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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홍카콜라' 홍준표가 2030에게 제시한 정치의 미래는…


입력 2025.03.20 07:00 수정 2025.03.20 07: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홍준표, 서울대서 '한국 정치의 미래' 주제로 강연 열어

300명 운집…"시대 정신을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야"

"'尹 대통령 탄핵 인용' 어려울 것…헌재서 합의 안 돼"

"87년 체제 소명 다해…7공화국 헌법 만드는 게 중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열린 사회과학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최근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돼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승패가 20대와 30대 청년 표심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념이나 정당보단 정책적 유불리를 따져 보고 투표를 하는 '스윙보터' 성격이 강한 2030의 표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분석에서다.


이미 유튜브 '홍카콜라'와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으로 2030 청년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며 '준표형'이라는 애칭까지 얻어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19일 오후 서울대에서 '한국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열린 사회과학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300명에 달하는 20대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 순간 만큼은 홍 시장의 2030을 향한 자신감의 근거가 뚜렷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홍준표를 본다"는 기대를 갖고 강연장을 찾은 서울대생들 역시 그런 홍 시장의 자신감에 저절로 빠져든 모습이었다. 특히 '통쾌함'과 '꼰대스러움'의 그 어딘가에 위치한 홍 시장의 직설적인 화법은 학생들에게 46개나 되는 질문을 이끌어냈다. 그만큼 홍 시장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학생들이 홍 시장에게 주로 물어본 건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국방·안보 현안, 지방균형발전, 교육, 연금, 출산율 등의 질문들이 쏟아졌고, 어쩌면 대선 후보가 될지 모르는 정치고수인 홍 시장은 여유롭게 자신의 철학을 담은 답변들을 꺼냈다. 이 답변들은 학생들의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하거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등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사회과학 토크콘서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우선 홍 시장은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이끌어낸 것이 좌우 이념으로 얼룩진 우리나라 정당들의 극단적인 갈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좌파·우파가 본격적으로 투쟁을 시작한 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라며 "20년 넘게 지속된 이 투쟁이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오다가 극적으로 충돌해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소추 등 충돌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 시장은 이 같은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 사안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싸움이 끝나기가 어렵다"며 "나라가 탄핵 찬성이냐 탄핵 반대냐 등 둘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도 쉽게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이 인용되면 나라가 조용할 것이냐. 탄핵이 기각되면 그 결론에 모두 승복하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이냐. 둘 다 아니라고 본다"며 "기각되면 좌파들이 광화문을 점령할 것이다. 매일같이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촛불사태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용돼 탄핵 대선을 하게 되면 정치적 내전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통상 대선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해야 되는데 이번 대선은 내전 상황에서 치르게 될 수도 있다. 나라가 참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한 학생에게 '대통령이 되면 정치권 개혁을 위해 어떤 정책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오늘 대답을 못 하겠다"며 "탄핵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 헌재에서 합의가 아마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사회과학 토크콘서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결국 홍 시장이 학생들에게 제시한 해법은 '통합'이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대국 시대로 가려면 이 나라의 좌우 논쟁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야한다"며 "이제는 좌우 논쟁을 끝내고 국민 통합을 해야 될 그런 시점이다. 공존 시대로 가는 것이 우리나라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설 공간을 주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국익'이라고 본다. 나라와 국민의 이익이 모든 가치의 가장 상위 개념"이라며 "그래서 나라나 국민들이 국익 개념으로 통합을 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시대정신을 국익을 상위 개념으로 보는 국민 통합으로 나가야 한다"고말했다.


향후 다시 있을지 모를 비상계엄 사태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홍 시장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주장에는 나는 동의하기가 좀 어렵다. 윤 대통령은 들어와서 장관 하나 제대로 임명 못했다"며 "장관 임명하는데 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 동의해 준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차별 탄핵하면 그게 바로 국헌 문란이다. 특히 이번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 이유를 들어보니까 이재명 대표를 한번 째려봤다고 탄핵을 해버렸다고 한다"며 "대통령 권한보다도 국회 권한이 훨씬 강하고 세다. 오죽하면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말이 생겼겠나"라고 되물었다.


끝으로 "그래서 앞으로 개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40년 전에 87년 체제가 들어오면서 민주화를 이뤘고 평화적 정권 교체를 다 이뤘다"며 "이제 6공화국 헌법은 소명을 다한 것이다. 국회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방식의 제7공화국 헌법을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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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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