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기능 등 음악 감성적 연결 약화
독자적으로 포지셔닝해 재생 유도해야
OTT 플랫폼과 SNS의 활성화로 OST 소비 방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특히 SNS를 통한 글로벌 확산은 음악이 특정 장면이나 분위기를 넘어 독립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OST 제작과 마케팅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OTT 및 기존 방송 드라마들도 적극적으로 SNS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흐름이다.
음악 제작사 관계자 A씨는 “OTT 플랫폼에서는 드라마 내에서 음악이 자연스럽게 소비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음악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어서 SNS나 유튜브 등에서 재소비되도록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음원이 드라마의 장면과 분리되더라도 음악 자체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래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던 OST는 감정선이 중요한 장면에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OTT 드라마의 경우 기존 방송 드라마와 비교해 음악이 주목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시청자가 스킵(Skip) 기능을 통해 오프닝(Opening)이나 엔딩(Ending), 크레딧(Credit) 장면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고, 시청 속도를 높여 감상할 때 음악의 감성적 연결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OTT 플랫폼은 시리즈 몰아보기 문화로 인해 각 회차의 음악이 개별적으로 주목받기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에 묻히는 경향이 짙다.
OST 마케팅 관계자 B씨는 "가창료가 높은 가수를 섭외해도 그만큼의 음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NS 바이럴을 통해 음원을 별도의 콘텐츠로 소비하게 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전략의 성공 사례는 JTBC ‘웰컴 투 삼달리’의 OST인 태연의 ‘꿈’이다. 이 곡은 음원 홍보를 위해 여행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SNS 콘텐츠를 제작했고, 인스타그램 음원 사용 순위 1위를 장기간 유지하며 음원 차트에서도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음원의 성공뿐 아니라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끌어올린 좋은 사례로 평가받았다.
OST 마케팅 관계자 B씨는 ”OTT 시대 OST의 생존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음원을 독자적으로 포지셔닝해 SNS와 같은 플랫폼에서 재생을 유도하는 것. 둘째, 드라마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케팅 기획을 통해 자연스럽게 작품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이제는 처음부터 SNS 바이럴을 염두에 두고 음원과 드라마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OTT 뿐만 아니라 방송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B씨는 "지금 OST 소비의 흐름은 음악 자체의 존재감을 어느 때보다 보여줘야 할 때라는 신호 같다. 음악의 매력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동시에 드라마나 영화의 성공에도 기여할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 언제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