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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중단” vs “강행”, 방송사와 제작사의 ‘동상이몽’ [D:방송 뷰]


입력 2025.03.26 08:08 수정 2025.03.26 08:0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최강야구’ 시즌4의 제작을 두고 JTBC와 제작사 C1이 갈등 중인데 이어, 방송을 앞둔 ‘언더피프틴’도 방송사와 제작사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방송사보다 제작사가 앞에 나서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5세 이하 아동·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MBN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아동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미성년자가 출연한 사례는 많지만, 전 출연진이 미성년자로만 구성된 것은 드문 일이며 이에 아동·청소년들이 과도한 경쟁 상황에 놓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공개된 프로필 사진에서 다수의 참가자들이 짙은 화장과 노출이 일부 있는 의상을 입고 있어 지적의 대상이 됐으며, 프로필 사진 하단에는 ‘바코드’까지 삽입돼 있어 아동·청소년을 상품 취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MBN은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본사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는 즉각 ‘억울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제작사는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해 준 소중한 인재들”이라며 “제작진은 촬영 중에 미성년자인 출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녹화 준수사항을 엄격히 지켜왔다. 제작진은 참가자 보호자와 상호 적극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의상 및 스타일링을 결정했으며 연습 시간 역시 녹화 주간의 경우 최대 35시간을 준수하고, 보호자와 제작진이 연습실 픽업과 상시 케어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레아 스튜디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본편 관련 티저 영상을 업로드하겠다며 논란에 정면으로 맞서며 “참가자들의 꿈을 지지하고 함께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은 참가자들이 길게는 장장 6개월 넘게 쏟아 온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며, 앞으로 논란의 소지가 불거지지 않도록 제작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제작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앞서는 JTBC와 제작사 스튜디오C1(이하 C1)이 ‘최강야구’의 시즌4를 두고 갈등했었다. 지난달 트라이아웃 진행을 두고 JTBC는 “취소” CI은 “진행”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JTBC는 C1이 3개 시즌을 제작하는 동안 제작비를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가량 과다 청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최강야구’의 지식재산권(IP)이 JTBC에 100% 귀속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을 교체해 ‘최강야구’의 네 번째 시즌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C1의 대표이자 ‘최강야구’의 연출자인 장시원 PD는 “C1과 JTBC 간의 제작계약은 제작비의 사후청구 내지 실비정산 조건이 아니므로 과다청구는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현재 저작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IP는 방영이 완료된 시즌3의 촬영물에 한정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C1은 앞서 언급한 트라이아웃에서 합격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촬영을 진행하며 기존 예정됐던 촬영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청자들은 둘로 쪼개진 ‘최강야구’를 볼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과거에는 IP가 방송사에 귀속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여러 채널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까지. 제작사에도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흥행을 했음에도 해당 콘텐츠를 통한 추가 수익과 권리가 넷플릭스에 귀속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IP 소유 문제가 방송가의 화두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크레아 스튜디오처럼 제작사가 앞에 나서는 사례는 물론, ‘최강야구’처럼 IP를 두고 갈등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누가 주도권을 잡는지 또는 IP가 어디로 귀속되는지의 문제는 계약하기 나름”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예능도 공동 제작을 하는 등 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전에 없던 사례들이 생기거나 가능성 확대를 위해 새롭게 시도되는 부분들이 생기다 보니,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내용은 달라도 저작권 관련 분쟁은 지속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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