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훈증제+미생물 퇴비’ 복합 처리
배추 방제 효과 70%, 출하율 90%로 높아져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 방제 사전점검
최근 이상기상과 기주작물 이어짓기 등으로 인해 고랭지 배추, 감자 등에 반쪽시들음병이 발생해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반쪽시들음병은 잎이나 줄기 반쪽이 노랗게 변하면서 시들게 하는 토양 전염성 병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고랭지 배추·감자 등에 발생하는 반쪽시들음병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토양훈증제와 미생물 퇴비 복합 처리 방법을 소개하고, 철저한 재배지 관리를 당부했다.
특히 여름 배추 재배지에서는 4월 중순부터 토양훈증제를 활용해 토양 내 병원균 밀도를 낮춘 다음 6월 이후 배추 아주심기 전, 이랑 작업을 할 때 비료와 함께 미생물 퇴비를 1000㎡당 600kg 뿌리면 반쪽시들음병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토양훈증제는 기화하며 토양 내에 있는 모든 생물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농약으로 등록돼 있다. 미생물 퇴비에는 반쪽시들음병 방제 효과가 있다. 길항미생물이 첨가돼 있다.
길항미생물은 건조하거나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증식하지 못해 방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땅에 뿌린 뒤에는 즉시 흙갈이(로터리) 작업을 해야 한다.
토양훈증제 관련 등록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생물 퇴비는 농진청 특허 기술을 이전한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농진청은 시험 재배지에 토양훈증제와 미생물 퇴비를 함께 처리했을 때 방제가가 배추 70.1%, 감자 71.7%로 미생물 퇴비 단독 처리보다 각각 20%p 이상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농가 현장 실증시험에서는 배추 시장 출하율이 90% 이상 높아졌다. 감자 수확량은 30% 증가했다.
농진청은 올해도 강원도 강릉과 태백에서 토양훈증제와 미생물 퇴비를 비롯한 병 방제 현장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미생물 퇴비 효과를 다른 병해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추가 연구할 방침이다.
한편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원장은 지난 24일 충북 제천에 있는 미생물 퇴비 제조업체(제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를 방문, 농가 공급 현황을 점검하고 양질의 미생물 퇴비 생산을 당부했다.
다음날 25일에는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농가를 찾아 반쪽시들음병 방제 상황을 사전 점검하고,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곽 원장은 “토양훈증제로 병원균 밀도를 낮추고,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한 길항미생물이 병원균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반쪽시들음병을 방제할 수 있다”며 “고랭지 여름 배추와 감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기술 보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