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관세 제로 아메리카노' 나누며 소통
'들러리 경선' 유감…국민경선 필요성 강조
양당 구조 지적…"국민이 제 조직이자 계파"
"커피 한 잔씩 하시죠. 이게 관세 제로 아메리카노입니다."
6·3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했다. 김동연 전 지사는 선거 캠프인 '유쾌한 캠프' 개소식을 열고 자신과 비전과 철학, 현안에 관해 설명하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김동연 지사는 13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김동연 캠프에서 열린 '유쾌한 캠프의 더 유쾌한 다방' 행사에 참석해 언론인과 다양한 주제를 놓고 격 없는 질의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쾌한 다방'이라고 명명된 행사는 많을 다(多), 찾을 방(訪)이라는 뜻으로 격의 없이 언론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지사는 인사 후 기자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아메리카노를 손수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모두발언 전, 김 전 지사는 '관세 제로 아메리카노' '대통합 카페라떼' '계파 없는 쌍화차' '국민경선 없어 기가차' '경제 9단 믹스커피' 등의 메뉴들을 소개했다. 이날 제공된 컵도 '다회 용기'를 사용해 RE100 선언과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주도한 김 지사의 가치관을 드러냈다.
지난 10일부터 2박 4일 관세 대응을 위해 다녀온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한 김동연 지사는 이에 대한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지사와 △경기도-미시간주 협력 채널 구축 △한미 자동차 기업 간 채널 확립 △미시간주 진출 기업 지원 확보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위한 모빌리티쇼 개최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나 관세 대응을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가 권리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내용을 잠정 확정된 데 대한 반발이 한창이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당원과 일반 국민을 구별하지 않는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이 요구됐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김동연 지사는 이와 관련해 "많은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민주당이 '들러리 경선'으로 가는 것 같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민주당이 지켜온 원칙과 상식의 토대 위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당원들에게 호소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국민경선은 민주당이 오랫동안 유지한 아름다운 전통이자 자부심"이라며 "역선택을 우려한다는 것은 탱크나 군을 막아서며 불법계엄과 내란의 종식을 이끈 국민의 역량을 봤을 때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의 국민참여경선이 확정된 이후 향후 대처에 대한 답은 미뤘다. 경선룰이 확정된 뒤 경선 참여 등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경선룰에 대한 나의 대처는 오늘은 대답을 유보하겠다"면서도 "다만 (논의되고 있는 경선룰이)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것인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만들어진 국민이 참여해 후보를 만드는 과정이 부인되는 것인지 부당함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원내세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이 제 조직이자 계파"라고 밝혔다. 이어 "양당 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자 나왔다"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통해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타협과 서로 간의 협력과 협치의 모습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의 구태의연한 선거가 아닌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실험'을 끝까지 해보고 싶다"며 "결과적으론 그렇게 만들어진 새 정부는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이 모인 연합정부, 그리고 그 속에서 해야 할 과제들의 마중물 역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김 지사는 "정권교체를 넘는 정권교체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비전과 철학을 토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거티브와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가 없는 선거, 조직이 없는 선거를 하겠다"며 "기회경제, 지역경제, 기후경제, 돌봄경제, 세금·재정 간 빅딜 등 5개의 빅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