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붕괴’ 최강희호…호주에 1-2 역전패
전반 초반 이동국 그림 같은 발리슛
전-후반 막판 느슨한 수비 집중력
이동국이 다시 가세한 공격은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1분 이동국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막판 잇따른 실점으로 1-2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4경기째 이어져 오던 호주전 무패행진(3승 1무)을 마감,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6승 9무 8패로 끌려갔다. 또한 선취골의 주인공 이동국은 자신의 88번째 A매치 경기서 통산 30호골을 성공시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해외파를 대거 제외하고 국내파들로 구성된 선발 라인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정점으로 이근호와 이승기가 좌우 날개에 배치됐다. 또한 최근 K리그에서 빼어난 공수 조율 능력을 발휘 중인 포항의 황진성이 공격 미드필더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고, 박종우와 하대성이 뒤를 받쳤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전반 9분 이승기와 이근호의 연속 슈팅으로 포문을 연 뒤, 전반 11분 이동국이 마술과 같은 발리슛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터치 라인을 접수한 이승기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해 들어가던 이동국은 트래핑 한 번 없이 멋진 발리슛으로 호주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이근호의 예기치 않은 부상에 경기 흐름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전반 21분, 이근호는 호주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오른 발목 타박상을 입었고, 응급 치료 후 다시 피치 위에 섰지만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해 김형범과 교체돼 아웃됐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불안감을 노출하던 한국 수비는 토마스 오어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에 위치해 있던 루키비츠야가 골로 연결시키며 동점에 성공했다. 충분히 실점을 막을 수 있었지만 수비진의 느슨한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석호와 고명진, 최재수, 김창수 등 4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어 후반 13분에는 김형범 대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 이동국와 트윈타워를 형성해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신욱의 투입 효과는 당장 드러났다. 김신욱은 좌우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떨궈주는 등 자신의 맡은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찬스 때마다 슈팅이 빗맞는 등 골 결정력이 아쉬울 뿐이었다.
급기야 수비수들은 경기 막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뒷공간이 자주 무너지는 장면을 연출했고, 결국 후반 43분 문전 앞 혼전 상황서 골대를 맞고 나온 엘리 바발리의 슈팅을 콘스와이트가 재차 밀어 넣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올해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내년 3월 26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를 시작으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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