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베니테즈?…토레스 동반 부활할까
성적 부진으로 인터 밀란서 경질...2년 공백
리버풀 시절, 토레스 특급 성장 일등공신
첼시가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을 경질한 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데려왔다.
유벤투스에 완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구기자마자 전격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경질설이 나돌았던 만큼,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된 바다.
첼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 마테오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뒤 22일 오전 베니테스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첼시는 베니테스 감독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잠정(interim)임을 분명히 했다.
베니테스 감독이 정식 감독이 아닌 올 시즌까지 임시 감독이 된 것은 FC 바르셀로나를 이끌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미련을 아직까지 버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다가 휴식을 위해 감독직에서 물러난 상태. 이러한 상황에서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다른 팀의 지휘봉을 잡기란 부담이 있다. 게다가 첼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져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첼시가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 내에 들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시 도전할 명분이 생긴다. 이 때문에 한동안 현장을 떠나 있던 베니테스에게 올 시즌까지 임시 감독직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첼시의 임시 감독이 된 베니테스는 지난 2010년 12월 성적 부진으로 인터 밀란에서 경질된 뒤 2년간 현장에서 떠나있던 인물이라 감독직 복귀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떠나있었던 데다 한물 갔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리버풀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등 나름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도 성적을 올려왔다.
게다가 베니테스 감독은 2008/09 시즌 리버풀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지금 리버풀의 모습을 생각하면 베니테스 감독은 나름 '훌륭한 지도자'였다는 결론이 된다.
여기에 베니테스 감독은 현재 첼시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의 활용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도자로 분류된다.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는 토레스를 확실하게 부활시킬 감독으로 베니테스가 적임자라는 평가 역시 첼시의 임시 감독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베니테스 감독으로서는 임시 감독을 맡은 것이 다시 한 번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윈윈'이다. 인터 밀란을 떠나면서 사실상 '한물 간' 지도자로 평가받았지만 첼시를 올시즌 잘 이끌면 다른 팀의 지휘봉을 잡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구단주의 마음에 들면 다음 시즌 정식 감독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베니테스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물려 받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두 번이나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베니테스 감독은 주제 무리뉴의 뒤를 이어 인터 밀란의 지휘봉을 잡아 2010년 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바 있다. 당시 베니테스 감독은 준결승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성남 일화를 만나 3-0으로 이긴 뒤 결승전에서 TP 마젬베마저 꺾고 인터 밀란을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울산 현대가 4강에 오른다면 베니테스 감독이 이끄는 첼시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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