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레버쿠젠행…포지션 논란 종식?
측면서 레버쿠젠 붙박이 원톱 키슬링과 호흡 전망
견제 덜고 중앙침투 극대화..대표팀 포지션과 비슷해
'손세이셔널‘ 손흥민(21)이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 향후 행보와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명문구단이다. 지난 시즌엔 3위에 올라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따냈다. 국내에서는 레전드 차범근 감독이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의 소속팀으로도 유명하다. 손흥민으로서는 중위권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에서 더 높은 수준의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주목할 것은 보직이다. 함부르크에서 손흥민은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는 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4-3-3을 주 포메이션으로 구사하는 레버쿠젠의 최전방 원톱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스테판 키슬링의 몫이다. 왼쪽 윙포워드로 최근 2시즌 23골을 터뜨리며 키슬링과 호흡했던 독일 국가대표 안드레 쉬를레가 첼시로 이적, 손흥민이 대체 1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측면 공격수는 손흥민이 함부르크와 대표팀에서도 많이 경험했던 포지션이라 낯설지 않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포지션 엇박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소속팀에서 공격수로 맹활약했지만, 대표팀에서는 주 포지션이 아닌 측면으로 기용돼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손흥민은 상대를 등지고 플레이하거나 제공권 장악에서는 아직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함부르크에서는 손흥민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라는 파트너가 있었다.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고 미드필드진이 약한 팀 사정상, 손흥민은 빠른 기동력과 공간침투를 내세워 한정된 찬스에서의 역습 기회를 살려야하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전력이 약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손흥민의 장점인 배후 침투를 활용할만한 공간이 부족했다.
레버쿠젠은 상황이 다르다. 분데스리가 상위권 전력인 레버쿠젠은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득점과 집중적인 수비견제에 대한 부담을 덜고 손흥민의 장점인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공간 플레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손흥민도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다른 포지션과 전술에서 적응해야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현대축구는 전문적인 센터포워드보다는 좌우 날개를 활용한 스리톱 전술이 더 각광 받고 있다. 세계적인 명문구단들도 측면 공격수들의 득점 비중이 절대적이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아르엔 로번 등은 포지션상 전문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날개 공격수로서 가공할 득점력을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이 측면 공격수로 나선다고 해서 득점기회가 줄어들거나 비중이 달라지는 것과는 무관하다. 레버쿠젠 이적이 또 다른 의미에서 손흥민의 성장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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