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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레절레 슈틸리케호, 해답은 '사커루 퀄리티'


입력 2015.01.15 03:17 수정 2015.01.15 10:3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볼점유 높게 가져가며 패스까지 뛰어나

중앙 수비 남겨놓고 상대 진영 적극 공략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선보이고 있는 호주 대표팀. ⓒ 게티이미지

호주가 '2015 아시안컵'에서 선보인 지난 2경기는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원했던 축구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짧고 간결한 패스로 상대 진영을 휘젓는 축구로 2경기 8골을 몰아넣는 호주의 파괴력은 단연 돋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패스를 짧게 끊어가며 상대 진영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다. 한국은 오만과 1차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원했던 축구를 어느 정도 보여줬다.

당시 한국은 596개의 패스를 시도해 86.4%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상대 진영에서 패스 성공률도 79.8%로 높았다. 볼 점유율도 높이는 성과도 있었다. 당시 한국은 67.1%의 볼 점유율로 오만을 압도했다.

반면 롱패스 비율은 전체 패스의 9.7%에 불과했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의 오만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주는 날카로운 롱패스까지 포함한 숫자다. 필요한 롱패스는 하되 최대한 확률 낮은 '뻥 축구'를 자제하고 짧은 패스 위주로 오만을 공략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플랜B'를 가동한 쿠웨이트와의 2차전은 오만전과 전혀 달랐다.

패스가 오만전보다 166개나 줄어든 430개에 그쳤다. 쿠웨이트가 기록한 406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롱패스 비율은 16%로 부쩍 높아졌다. 짧은 패스로 끊는 대신 공을 질질 끌었고, 경기가 풀리지 않자 긴 패스를 자주 전달했다. 그러다보니 패스 성공률은 78.8%로 뚝 떨어졌고 상대 진영 패스 성공률도 70.5%로 낮아졌다.

결국,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50.8%에 불과한 볼 점유율로 사실상 50:50(%)의 경기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오늘부로 한국 대표팀은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일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호주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쿠웨이트전에서 520개에 불과했던 패스는 오만전에서 700개로 부쩍 늘었다. 롱패스 비율은 10%에서 8.3%로 낮아졌고, 이와 함께 패스성공률(85.4%→88.1%), 상대 진영 패스성공률(75.9%→80.8%)도 향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를 호주가 그대로 보여줬다.

호주가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활동 영역만 보더라도 얼마나 공격 지향적이었는지 보여준다.

AFC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매치센터 통계에 따르면, 호주는 오만전에서 스피라노비치와 세인스버리 등 두 명의 중앙 수비만을 남겨놓고 대부분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었다. 패스가 잘되고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허리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한국의 쿠웨이트전은 비교가 된다. 중앙 수비수 장현수(24·광저우 푸리)와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뿐 아니라 박주호(28·마인츠05)도 하프라인을 넘지 못했다. 기성용 역시 활동 반경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맴도는 경우가 많았다.

이근호(30·엘 자이시)의 공격을 지원하는 김민우(25·사간 도스), 이명주(25·알 아인), 남태희(24·레퀴야) 역시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상대 선수들과 미드필드 싸움에 주력했고 허리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역시 허리 싸움이 관건이다. 허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호주의 막강한 화력에 아직 불안한 한국의 중앙 수비가 무너질 위험성이 크다. 쿠웨이트나 오만처럼 뒤로 물러서다가 무더기 실점할 가능성이 높다.

오만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짧은 패스를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고 패스 성공률도 함께 높이는 경기력이 필요하다. 이제야말로 손흥민(23·레버쿠젠)과 구자철(26·마인츠05)이 오만전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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