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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임·알롭스키 유리턱? 하나는 뻗는다


입력 2016.05.09 00:13 수정 2016.05.09 00: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네덜란드서 열리는 UFC 헤비급 매치서 격돌

막강 화력과 허약한 맷집 감안 TKO 승부 예상

오브레임이 알롭스키를 꺾는다면 UFC 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눈앞에 두게 된다.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과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7·벨라루스)가 격돌한다.

9일(한국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서 펼쳐지는 ‘UFC 파이트나이트87’에서 열리는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눈앞에 두게 된다.

UFC 현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7·브라질) 이전 몇 년간 헤비급을 양분했던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는 세 차례 격전을 치르는 동안 혀를 내두르게 하는 맷집을 과시했다. 1차전에서는 산토스의 한 방이 제대로 꽂혀 일찍 끝났지만, 이후 두 차례 매치는 최정상급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파이터들답게 막강 타격을 서로 몸으로 받아냈다.

오브레임과 알롭스키는 유리턱으로 불린다. 평균치 이하의 맷집이라는 혹평도 함께 듣고 있다. 오브레임의 약한 맷집은 라이트헤비급 시절부터 유명했다. 누구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으로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을 퍼붓기는 하지만, 정타 한 방만 맞아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리 풀리기 일쑤였다.

알롭스키 또한 유리턱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때의 라이벌 팀 실비아와의 경기에서 먼저 결정타를 노리며 들어가다 카운터펀치를 맞고 나가떨어졌다. 또 기량으로 보나 이름값으로 보나 한참 아래인 브렛 로저스에게 선공을 허용한 뒤 22초 만에 경기를 내주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치명적인 약점에도 오브레임과 알롭스키는 여전히 MMA 헤비급 무대 중심에 있다. 내구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보완할 강력한 화력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디펜스의 아쉬움을 오펜스로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덜 맞고 상대는 많이 때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기술자들이다. 라이트헤비급 시절 수준급 기술을 지니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많은 역전패를 당했던 오브레임은 헤비급으로 올리면서 파워를 제대로 보강했다.

굳이 예전처럼 다양한 연타를 치지 않더라도 묵직한 훅과 니킥만 타이밍 맞춰 구사하면 대부분의 상대는 나가떨어졌다. 파괴력이 돋보여 상대 입장에서는 좀처럼 카운터나 난타전을 벌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약한 맷집을 보완한 셈이다.

최근 오브레임은 한창 때 비해 파워가 크게 약화됐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게 됐고, 불의의 일격에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 노출했다. 하지만 온갖 시련 속에서도 꾸준하게 생존했던 오브레임은 또 진화에 성공한다. 사우스포와 오소독스로 수시로 오가며 스탠스를 바꾸는가하면 킥의 비중을 키우는 등 옵션의 다양화를 꾀했다.

UFC 알롭스키와 오브레임의 성향은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 게티이미지

전성기 알롭스키는 경쾌한 연타에 능한 최고의 스탠딩 테크니션 중 하나였다.

헤비급답지 않은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를 천천히 압박한 뒤 기회가 오면 단숨에 몰아쳐 끝냈다. 원투펀치와 로우킥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상대의 데미지를 축적시킨 뒤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색이 있으면 폭풍 같은 펀치와 킥 연타가 폭발했다.

경쾌한 스텝과 어우러진 알롭스키의 속사포 같은 타격은 상대적으로 타 체급에 비해 느린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헤비급의 특성상 굉장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보다 느려지자 알롭스키는 한방의 파괴력을 높이는 쪽으로 스타일을 바꿨다. 예전처럼 많이 때리지는 않지만 타이밍을 잘 잡고 빈곳을 예리하게 잘 공략해 웬만한 상대들과의 대결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알롭스키와 오브레임의 성향은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알롭스키는 통산 25승 중 판정승이 5회에 불과하다. 반면 11패 중 8번(73%)이나 넉아웃 패를 당하며 이길 때나 질 때나 화끈하게 끝냈다. 오브레임 역시 마찬가지다. 오브레임은 40승 중 판정승이 4번, 14패 중 판정패가 3차례에 불과하다.

둘의 맞대결은 누가 먼저 꽂느냐가 관건이다. 펀치, 킥, 니킥, 클린치싸움 등 다양한 옵션에서는 오브레임이 위에 있지만 탄탄한 복싱 실력은 알롭스키 역시 밀리지 않는다. 5라운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둘 중 한 명이 뻗을 가능성이 높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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