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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살길은 내가'…비박계 잠룡들의 폭염행보


입력 2016.08.23 05:25 수정 2016.08.23 05:26        장수연 기자

김무성·유승민·오세훈·남경필 등 존재감 부각

전문가 "대선주자 많은 것이 확장성 면에서 득"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유승민·오세훈·남경필 등 존재감 부각
전문가 "대선주자 많은 것이 확장성 면에서 득"

이정현호(號) 출범 이후 내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새누리당 비박계 잠룡들이 정중동 속에서 나름의 민생행보와 강연정치 등으로 돌파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만큼 비박계에서도 경계심을 가지는 한편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현재 여권에서 각종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비박계 잠룡들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현역 광역단체장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도다.

현 여권 인사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김 전 대표는 22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방중의 주요 목적은 옌볜대에서 열리는 '통일 세미나' 참석이다. 대권 주자에게는 한반도 주변국 방문이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으로 통한다는 점에서 김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7대 대선을 앞둔 2006년 11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학교에서 고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중국 신농촌운동의 공통점 등에 대해 강연을 했고, 같은 해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을 방문해 운하를 시찰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지난 3주 동안은 밀짚모자를 쓰고 호남지역 민생탐방을 이어갔다. 러닝셔츠 차림으로 마을회관에서 직접 속옷 빨래를 하는 사진까지 공개한 것을 두고 ‘남사스런 정치 퍼포먼스’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그의 행보는 꿋꿋하기만 했다. 20일에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4.13 총선에서 친박계의 파상공세에도 불구, 여당 텃밭인 대구에서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하며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선 유승민 의원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택하고 있다. 유 의원은 다음달부터 서울대와 한림대 등 전국 대학가를 도는 특강 일정을 잡았다.‘개혁보수’이미지로 청년층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 의원이 대학 개강을 계기로 정치적 몸풀기에 들어간 셈이다.

당 지도부가 '친박 일색'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비박 진영 내부의 결속력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내 기반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재선 서울시장 임기 도중 하차하고 4.13 총선에서 낙선하는 등 잇단 불운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당내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서울 종로 원외당협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 전 시장은 최근 서울 명륜동에 ‘共·生(공·생)연구소’라는 이름의 연구소를 개소해 대선을 위한 ‘내공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연구소 이름은 오 전 시장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공존과 상생’을 대선 화두로 규정했다. 양극화와 부조리한 세상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도‘도지사’본업에 충실하는 동시에 여의도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대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치권 중심에서 멀어져 있더라도 결코 잊히지 않겠다는 의도다.

특히 남 도지사는 취임 이후 연정, 개헌, 수도권 이전 등 '대한민국 리빌딩' 이슈를 제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현안은 '도백(都伯)' 보다는 대권주자에게 어울리는 것이다. 남 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 준비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친박계 대권주자로는 반 사무총장 외의 인물을 찾아볼 수 없는 반면 비박계 주자들은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비박계 주자들이 전면에 등장한다면 반 사무총장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들 가운데 친박계를 승복시키고 당을 추스르는 주자가 나온다면 전통적 지지층이 복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선주자들이 많은 것은 실보다는 득이 많다"며 "각자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이기 때문에 주자가 많은 것이 확장성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의미있는 지지율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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