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맥그리거의 차고 넘치는 상대들...그래도 디아즈?


입력 2017.09.05 10:29 수정 2017.09.06 06: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타이틀 방어전조차 치르지 않고 이벤트 매치업만 눈독

체급 강자들에 패했을 때의 데미지 우려한 행보

UFC 챔피언 맥그리거와 화이트 대표. 맥그리거 인스타그램 캡처 UFC 챔피언 맥그리거와 화이트 대표. 맥그리거 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가장 핫한 파이터를 꼽으라면 단연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다.

기량과 업적에서 최고를 논하기에 아직 무리가 있지만, 파격적 행보와 마케팅 전략을 통한 이름값과 흥행력 만큼은 독보적이다. 맥그리거의 UFC내 위상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복싱 이벤트 매치를 기점으로 더욱 솟구쳐 올랐다.

UFC는 론다 로우지, 브록 레스너, 존 존스 등 간판급 스타들이 부진 및 약물 문제 등으로 사실상 아웃, 더더욱 맥그리거에게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입김이 셌던 맥그리거가 이제는 UFC를 상대로 ‘갑’의 위치에 설 수 있는 유일한 파이터가 됐다.

맥그리거는 MMA계의 메이웨더가 되어가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많은 면에서 모자라다. 거만한 캐릭터와 경기장 밖에서의 화려한 입담 등 맥그리거는 여러 부분에서 메이웨더를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파이터로서 커리어에서는 아직 많은 차이가 있다.

메이웨더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복서지만 기량에서 그를 저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경쟁자들을 깔끔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링에서의 다양한 디펜스 테크닉을 보고 있으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가장 위대한 복서로서 복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맥그리거를 둘러싸고는 잡음이 많다. UFC 페더급, 라이트급에 걸쳐 2체급을 석권하는 위용을 과시했지만 한 번의 타이틀 방어전도 하지 않았다. 부상도 없었다. 네이트 디아즈(31·미국)와의 두 번의 이벤트 매치, 메이웨더와의 복싱 매치 등 자신이 원한 경기만 치렀다.

페더급, 라이트급에 강한 도전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5·미국), 조제 알도(30·브라질), 프랭크 에드가(35·미국), 라이트급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 토니 퍼거슨(35·미국) 등은 당장 맥그리거와 붙어서 이겨도 이상할 것 없는 강자들이다. 하지만 영악한 맥그리거는 시간을 끌며 강자들끼리의 싸움만 붙게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런 탓에 페더급, 라이트급은 엉망진창이 됐다. 맥그리거와 메이웨더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메이웨더가 실력으로 입증했다면 맥그리거는 온갖 잔머리를 써가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선수들을 희생시켰다. 웬만한 문제들은 입담으로 덮어버린다.

디아즈는 맥그리거 입장에서 가장 적절한 상대다. SHOWTIME 캡처 디아즈는 맥그리거 입장에서 가장 적절한 상대다. SHOWTIME 캡처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전 직후 인터뷰에서 또 팬들을 경악케 했다. 디아즈와의 3차전 가능성을 흘렸기 때문이다. 라이트급에서 방어전조차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또 이벤트 매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상적인 방어전은 패할 경우 데미지가 크기 때문에 져도 잃은 것 없는 이벤트 매치업에만 집중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실 디아즈는 맥그리거 입장에서 가장 적절한 상대다. 페더급은 감량 문제 등으로 쉽지 않아졌고, 라이트급에서 정상적 방어전을 치르기에 누르마고메도프, 퍼거슨 등은 너무 강하고 위험하다.

더욱이 메이웨더전을 준비하면서 타격 훈련에 집중, 누르마고메도프같은 강력한 그래플러 보다는 레슬링 부담이 없는 디아즈가 한결 편하다. 메이웨더 같은 회피의 달인을 상대하다가 달려드는 유형의 디아즈는 카운터를 꽂기도 훨씬 수월하다.

그런 점에서 투박한 파이팅 스타일의 저스틴 게이치(28·미국)도 깜짝 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 그나마 ‘억지 명분’으로 방어전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행보를 그린다면, ‘뛰어난 장사꾼’ 혹은 ‘쇼맨’ 이상의 평가는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대단하기는 하지만 위대하지는 않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메이웨더처럼 역사에 남을 위대한 파이터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종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