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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전술…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나


입력 2017.10.11 16:40 수정 2017.10.11 16:40        데일리안 스포츠 = 서현규 객원기자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 무기력한 완패

전술 교체 후에는 수비 부분에서 나아져

이번에도 무실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러시아전 4실점에 이어 모로코전에서도 3점이나 내줬다. 결과가 말해주듯 한국 수비는 영락없이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한편으로는 일말의 희망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 시간)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펼쳐진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 패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선발 포메이션은 장현수를 중앙 수비수로 둔 3-4-3으로 표기됐다. 하지만 상대 모로코가 원 톱을 최전방에 둔 4-1-4-1 대형을 활용함에 따라 실질적으로 장현수가 미드필더 라인으로 올라간 4-3-3, 4-2-3-1과 같은 형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신태용 감독은 상대가 원톱일 경우 포어 리베로가 올라간 2명의 센터백을 둔 포백을 활용하고, 투톱일 경우에는 곧바로 스리백으로 대응한다.

모로코의 득점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한국 대표팀의 수비 문제점 모로코의 득점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한국 대표팀의 수비 문제점

경기 초반, 최악의 수비 조직력을 갖춘 한국

경기 시작 10분 만에 2실점을 허용한 한국 대표팀은 초반부터 무수히 많은 구멍을 노출했다. 여기서 손꼽을 수 있는 가장 큰 2가지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다.

△한국의 공격 방식에서 비롯된 '공격 → 수비 전환 단계'에서의 문제점. △한국의 센터백 라인이 모로코의 스트라이커 미문 마히에게 완전히 통제당해 라인을 높이지 못했다는 점.

경기 초반 한국이 공격을 전개할 때 주로 비대칭적인 대형을 형성했다.

우선 왼쪽의 손흥민이 측면으로 넓게 벌려 움직였다. 오른쪽의 남태희는 중앙으로 좁혀 팀의 공격 전개를 돕거나 문전 쇄도를 감행했고, 이에 따라 윙백 이청용의 오버래핑 루트가 형성됐다. 한편 장현수,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이루는 김보경은 공격적인 롤을 부여 받아 계속해서 전방으로 가담했다.

이와 같은 공격 형태는 모로코에게 첫 실점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이 왼쪽 방향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김보경이 전진하고 남태희가 볼 주위로 가담하니 '공격 → 수비 전환 단계'에서 광범위한 공간을 노출했다. 모로코의 아민 하리트는 이 지역에서 팀의 득점에 큰 기여를 했다.

송주훈, 김기희 센터백 라인이 상대 공격수 미문 마히에게 완전히 묶여 라인을 전진시키지 못했다는 문제점은 한국의 초반 2실점에 모든 관여를 했다.

이날 한국은 전방에서부터 수비를 시작했다. 미드필더 라인의 형성 지점이 평균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김기희-송주훈 센터백 라인 역시 이에 맞춰 전진해야 했는데, 그들은 상대 공격수 미문 마히에게 뒷공간을 내주지 않을 생각에 윗선과의 간격을 맞추지 못했다.

이는 곧 '한국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공간이 벌어진다'라는 문제점을 야기했다. 모로코는 이 지역을 활용해 초반 2득점을 뽑아냈다.

신태용 감독이 28분 만에 김기희를 빼고 정우영을 교체 투입 시키며 장현수를 센터백으로 내린 까닭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초반 선수 교체 이후 한국의 전방 수비 대형 초반 선수 교체 이후 한국의 전방 수비 대형

희미한 빛을 볼 수 있었던 '28분 이후'

그래도 한국 수비에 일말의 희망을 찾아볼 수 있었던 순간은 신태용 감독이 초반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한 이후였다.

권창훈, 정우영, 구자철이 투입된 한국 대표팀은 4-2-4와 같은 대형을 형성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높은 지점에서 수비를 시작했는데, 이때 양 윙백과 측면 공격수들은 상대의 위치에 따라 4-4-2, 2-4-4와 같은 형태를 띠었다.

센터백 장현수는 상대 공격수를 전문적으로 수비하며 그의 포스트 플레이를 완전히 통제해냈다. 공격 라인의 구자철은 수비 시 1선과 2선을 폭 넓게 커버하며 모로코의 후방 자원을 제어했다.

비록 후반전을 맞이하자마자 잠깐의 집중력을 잃으며 모로코의 세 번째 득점을 허용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의 전방 수비 자체에는 희미한 빛이라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신태용 감독에게 주어진 숙제가 조금 더 명확해졌다. 파악한 그림자는 덮고, 희미한 빛을 더욱 밝게 비추는 것. 기한은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 까지다.

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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