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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조원우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총력전


입력 2017.10.15 18:41 수정 2017.10.16 13: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롯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대패

조원우 감독 투수 교체 과정서 실수 범해

투수 교체에서 미숙함을 드러낸 조원우 감독. ⓒ 연합뉴스 투수 교체에서 미숙함을 드러낸 조원우 감독. ⓒ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의 5년만의 가을 야구는 준플레이오프까지였다.

롯데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마운드가 무너지며 0-9 무기력패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쥔 NC는 오는 10일부터 두산과 5전 3선승제 시리즈에 돌입하게 된다. 더불어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거머쥔 팀의 PO행 100% 확률도 이어지게 됐다.

양 팀은 4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NC 선발 해커와 롯데 선발 박세웅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누르는데 주력했다.

승부는 5회에 갈렸다. 박세웅은 5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이후 나성범과 스크럭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실점하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고, 필승조 조정훈이 등판했다.

조정훈도 불타오른 NC 타선을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조정훈은 모창민에게 볼넷,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으며 박세웅이 승계한 주자들이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다. NC는 5회에만 대거 7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바로 움직임이 굼뜬 롯데 더그아웃이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4차전 선발이었던 린드블럼과 부상 중인 레일리를 제외한 모든 투수를 불펜에 대기시킨다고 밝혔다. 박세웅이 조기에 무너진다면 롯데가 자랑하는 불펜 필승조들이 대거 등판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먼저 5회 박세웅이 흔들린 시점이다. 한 번쯤 김원형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경험이 적은 3년 차 투수를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이와 동시에 불펜이 활발하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롯데 코칭스태프는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롯데 불펜은 박민우 볼넷에 이어 나성범 안타가 나온 뒤에야 조정훈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더욱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은 투수 교체다. 박세웅은 스크럭스를 상대로 공 3개를 던진 뒤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교체였다.

두 번째 투수 조정훈은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 롯데 자이언츠 두 번째 투수 조정훈은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 조정훈은 땀 한 방울 없이 얼굴이 깨끗한 모습이었다. 몸이 덜 풀렸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조정훈은 등판하자마자 모창민에게 볼넷을 내줬고 계속해서 제구가 되지 않으며 실점이 늘어갔다.

뒤늦게 위기를 알아차린 조원우 감독은 불펜에 지시를 했고 그제야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고, 롯데의 실점은 7점으로 불어나고 말았다.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다.

조원우 감독은 2008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 꾸준히 현장 감각을 쌓은 인물이다. 지난해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실패를 맛봤지만 2년차였던 올 시즌에는 팀을 가을 야구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첫 가을 야구는 실패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뚜렷하지 않은 작전 지시로 롯데 조기 탈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가슴 시린 가을을 보내게 된 조원우 감독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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