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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서홍 한양 주택사업본부장 "건설업계 혁신 절실"


입력 2017.11.03 06:00 수정 2017.11.03 07:27        권이상 기자

서홍 부사장, 안갯 속 건설업계에서 해법 제시

17년간 부동산 디벨로퍼 사업 두루 거친 주택사업 베테랑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요즘 건설업계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에 가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과 건설업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대형사들이 이미 국내 시장을 꿰차고 있어 중견사들이 들어갈 틈이 없고, 후분양제 등이 검토되고 있어 속앓이가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중견 건설사들은 지금의 형국을 타개할 전략 찾기에 여념이 없다. 중견 건설사들은 제각각 재개발·재건축 등 국내 정비사업에 촛점을 맞추는가하면, 임대사업으로 영역확장,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기획력을 갖춘 전문 부동산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지난 7월 ㈜한양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서홍 부사장이다. 서홍 부사장은 대림산업에서 17년간 주택 및 도시정비사업, 임대주택 및 리츠 AMC사업, 도시개발 등 디벨로퍼 사업을 두루 거친 국내 주택사업 분야의 산증인이자 베테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서 부사장이 보는 업계 현황 역시 밝지만은 않다. 그는 “건설업계는 공공 수주물량감소와 규제강화, 소비심리 위축 등 어려운 환경 속에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수주를 펼치고 있다. 또 내년 사회기반시설(SOC) 물량 축소가 예상되고 대형 국책사업이 줄어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각 지자체와 공공공사들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사업을 제안해야 하는 노력이 강구된다”고 말했다.

한양 역시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탄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한양은 앞으로 도시재생복합개발사업,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스마트시티 도시개발사업, 재개발·재건축 사업, 그룹과 연계한 국공유지 개발사업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는 대형공공개발과 종심·종평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방침으로 이를 위해서는 원가혁신형 설계 시스템을 구축해 수주경쟁력을 배가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다음은 서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요즘 건설업계 판도가 많이 달라졌다. 이에 대한 견해는.

-현 정부의 모토는 다주택자 등 독점 체제를 유지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시장의 교란을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시장의 핵심에 있는 강남 재건축과 일부 대형건설사들에게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규제를 가할 뿐이지 전반적인 주택경기를 저하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 규제 외에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공급 등을 통해 소비자 중심의 시장을 형성하려는 게 현 정부의 모토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부동산 산업은 금융과 대형 시공사와 인허가권자들 위주의 정책 중심으로 시장이 흘러갔지만, 이제는 지역 주민과 소규모 건설사와 상인들까지 전면에 나서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건설사가 원가 경쟁력을 키우고, 상품의 경쟁력을 고객중심으로 맞추고, 지역에 있는 작은 건설업자, 소상공인까지 함께 지역 활성화를 위해 건설사들이 자세를 낮춘다면 성장기회는 더 많을 것이다.

▲인구구조나 시대변화에 따라 건설사들의 주택사업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분양형 사업비중이 큰 시공사들도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단순 시공사에서 벗어나 부동산 디벨로퍼로 발전이 필수다. 건설사가 분양뿐아니라 운영, 즉 임대사업까지 함께할 수 있는 전략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주택공급의 원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기관도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LH나 SH 등은 민간기업이 행복주택, 가로주택정비사업, 특히 민간임대주택사업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시공사는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운영구조로 사업에 참여해야 시장 역시 예측가능한 구조로 바뀌게 된다. 당장의 수익은 적을지라도 조금씩 이러한 풍토가 자리를 잡게 되면 현 정부의 공급정책에도 기여를 하고, 주거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간기업이 참여한 국민임대주택, 뉴스테이, 리츠마케팅 등 임대주택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건설사들이 임대주택사업을 도외시하고 분양형 사업에만 매진하면 건설업계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번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 LH와 HUG가 적극적인 역할을 맡은 것은 업계에 고무적인 일이다.

▲정부가 도시재생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정부가 성공적인 도시재생 정책을 이끌기 위해서는 지역전문가를 통한 살기좋은 동네 조성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개발 전문가들 또는 지역 활동가들을 잘 양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재생사업은 오히려 빛을 볼 수 없게 되고, 실질적인 도시재생이 필요한 동네는 주민간 마찰 등 어두운 결과만 나을 수 있다.
또 정부는 기금 마련을 위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들과 같은 민간자금들이 사업에 참여할 때 자금 회수기한, 손실에 대비한 기준들을 정부가 금융기관과 협의를 통해 마련해줘야 한다. 건설사들도 이를 통해 예측 가능한 시장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된다. 도시재생은 돈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예측 가능한 시장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도시재생은 개발과 콘텐츠, 그속의 연결고리는 주민주체와 지역전문가들, 또 안정적인 기금이 뒷따라 준다면 도시재생은 끊임 없이 지속될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잇따라 부동산 규제를 발표하며 시장을 옥죄고 있는데.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규제나 정책들은 구분해서 해석해야 한다. 투기수요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초점된 규제의 핵심은 빈익빈 부익부와 같은 집값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세력을 잡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시장을 강제하는 것이다. 청약규제 강화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성 자금 유입을 막고, 다소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분양시장 안정을 위한 타깃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정부는 규제에 대한 대상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고, 부동산시장 경기 전체를 침체 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불안감이 더 커지고, 묻지마 투자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주택 수요층을 정확히 파악해 층에 맞게 대출의 문턱을 조절해야 한다.

▲중견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재 업계는 중견사뿐 아니라 대형사들도 갈림길에 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사를 유지할 것인지, 아닌지의 차이라고 본다. 건설사들은 앞으로 부동산 디벨로퍼를 지향하고 단기적 수익에서 중장기 운영 수익구조까지 밸류체인(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 종합건설사 역시 토목.건축,플랜트 등등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따라서 중견사들도 수익형 부동산 사업, 개발사업, 분양사업, 임대운영 사업 등으로 시장의 보폭을 넓혀야 한다. 한양 역시 보성그룹 차원에서 시행·디벨로퍼분야, 금융분야, 시공분야 등이 연계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양은 현재 인천 지역에서 항만재개발 사업, 국공유지복합개발사업, 대형 NPL(부실채권) 민간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지난 8월 경기도 서부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북변4구역(3050가구, 4900억원규모)을 수주한 것이다. 한양의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모토는 단순 시공사가 아닌 도시정비 업계의 디벨로퍼가 되는 것이다.

▲한양의 주택사업 행보가 기대된다. 주택사업본부장으로서 포부는.

-한양은 대형사 조차 손 대기 힘든 사업도 충분히 해낼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재들이 많다. 그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한한양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 경쟁력, 원가 경쟁력, 경영진의 의지가 뭉쳐 디벨로퍼와 엔지니어링 중심의 회사로서 업계를 선도하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인 것은 부동산 금융(리츠)의 활용이다. 리츠시장이 활성화 될 때 투자의 원활함과 주택사업의 다양한 영역들이 전개될 수 있다.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은 만큼 한양을 하인즈 그룹과 같이 금융과 마케팅, 시공을 연계한 글로벌 부동산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다.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홍 한양건설 부사장 겸 주택사업본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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