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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정소민 "'이번 생은' 윤지호, 내겐 운명이었죠"


입력 2017.12.13 08:51 수정 2017.12.14 18:32        부수정 기자

tvN 월화극서 '88둥이'로 분해 호평

KBS2 '아버지가 이상해' 이어 흥행

배우 정소민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배우 정소민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tvN 월화극서 '88둥이'로 분해 호평
KBS2 '아버지가 이상해' 이어 흥행


배우 정소민(본명 김윤지·28)과 윤지호는 닮았다. '핑크'가 어울리는 '여성여성'한 분위기, 자기 생각을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 등이 그렇다.

배우 본인도 윤지호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정소민이 주연한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요즘 청춘들의 일과 사랑, 결혼, 연애, 집 문제 등을 담담하게 다뤄 호평을 얻었다.

'88둥이'인 지호는 국내 최고의 명문대 S대학을 졸업한 후 동기들과 다르게 일일드라마 보조작가를 택했다. 하지만 팍팍한 현실에 좌절했고, 이후 집주인 세희(이민기)를 만나 계약결혼을 시작한다. 사랑의 감정 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한 둘은 이후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을 느낀다.

1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정소민은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아직도 지호를 떠나 보내지 못해서 지호가 가슴에 남아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아직도 지호를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아직도 지호를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소민은 전작 KBS2 '아버지가 이상해'를 끝난 후 곧바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다. 잠시 쉬려던 찰나 받은 '이번 생은'은 정소민을 확 끌어당겼다. 그만큼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시놉시스 보고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성장 배경이나 가족 관계, 성격 등 지호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유독 애착이 갔답니다. 다시 만난 지호와 세희가 잘 살았을까요? 호호. 저도 궁금해요. 이 멤버 그대로 시즌 2하면 좋을 듯해요."

빠른 89년생인 정소민은 지호에게 많이 공감했다. 그는 "88둥이들은 롤러코스터를 겪은 친구들"이라며 "지호를 연기하면서 나 역시 위로받았다"고 고백했다. "지호 대사 중에 '터널이 이렇게까지 깜깜하고 외로울 줄 몰랐다'는 대사가 있어요. 많이 공감했죠. 무용을 전공했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펼치고자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했어요. 연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엄마(김선영)와 다투는 장면을 꼽았다. 엄마와 딸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장면이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마지막회 때 지호는 세희를 애태우려고 했다는 '쓴소리 아닌 쓴소리'도 들어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정소민의 생각은 확고했다. "지호가 세희를 애태우려고 떠난 건 아니에요. 서로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지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인지하면 하나하나 다 풀어서 다시 채우는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대충 꿰매고 살기도 해서 지호가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전 지호의 그런 점이 좋았고, 그런 지호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호는 세희의 과거를 알게 될 때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기다려준다. 실제 정소민이라면 어땠을까. 그는 "어떤 형태로든 터놓고 얘기했을 것 같다"고 했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극 중 지호와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극 중 지호와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소민은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작업에도 참여했다. 그는 "곡을 받고 다음날 바로 녹음했다"며 "재밌는 경험이었고,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웃었다.

지호는 전화 받을 때 "응 지호"라고 말한다. 정소민이 대본을 보고 처음 궁금해한 부분도 지호의 전화 말투였다. 지호의 캐릭터에 색을 입혀준 장치였다. "실제 윤난중 작가님의 지인 중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신기했죠. 대본 읽을 때마다 재밌었죠(웃음)."

극 중 감정 없는 로봇 같았던 세희는 지호를 만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세희가 변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오히려 세희가 자기만의 벽이 있는 사람이라 편했어요. 감정을 남발하는 스타일이 아니니까요. 세희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니 즐거웠어요. 민기 오빠랑은 처음엔 어색하고 낯선대로 연기했어요. 그게 잘 나왔고요. 후반엔 점점 편해졌죠."

결혼을 소재로 한 만큼 결혼에 대한 생각도 했을 법하다. 정소민은 '결혼은 어른과 어른이 만나서 하는 거죠'라는 대사를 읊었다. "결혼은 어려운 사안인 듯해요. 나만 책임지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른이 됐다고 느껴질 때 결혼해야겠어요."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내년 서른이 되는데 좀 더 성장하고 싶다"고 고백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정소민은 "내년 서른이 되는데 좀 더 성장하고 싶다"고 고백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0년 드라마 '나쁜 남자'로 데뷔한 정소민은 이후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2010),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2012), '빅맨'(2014), '디데이'(2015), '마음의 소리'(2016), '아빠는 딸'(2017),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에 출연했다.

그는 "다른 사람에 비해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데뷔해서 많이 부족했다"며 "내가 연기하는 게 맞나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언제 빛을 보는 걸까', '언제쯤이면 스스로 늘었다고 생각할까' 고민, 또 고민했죠. 제 신념을 지키면서 가는 게 외롭기도 했고. 지호를 통해서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모든 사람에겐 이런 터널 같은 시기가 있다는 것도 알았죠."

배우는 5년 단위로 스스로 성장한다고 고백했다. 꼬인 게 풀린 느낌이란다. 너무 부족해서 조급하고 불안하기만 한 시절을 지나 여유를 찾았다고. 지난해 '마음의 소리'와 영화 '아빠와 딸'을 연이어 찍으면서 차근차근 성장한 게 눈에 보였단다.

2017년 열심히 달린 정소민은 독서를 즐기며 한 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이면 서른이다. "열아홉 때는 스무살에 대한 기대가 커서 마냥 신났어요. 스물일곱 때는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죠. 서른이 되면 멋진 어른이 돼 있을 것 같은데 얼마 남지 않았네요.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도 소소한 기대와 설렘은 있죠. 좀 더 성장하고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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