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세종과학기지 30주년, 남극에서 새로운 연구 영역 개척한다


입력 2018.01.24 11:02 수정 2018.01.24 11:04        이소희 기자

해수부, 남극서 30주년 기념식…지구 환경변화 연구 및 K루트·빙저호 탐사 계획

해수부, 남극서 30주년 기념식…지구 환경변화 연구 및 K루트·빙저호 탐사 계획

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시작점인 세종과학기지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하늘에서 바라본 남극 세종기지 ⓒ해수부 하늘에서 바라본 남극 세종기지 ⓒ해수부

1988년 2월 17일 설립된 세종과학기지는 서울에서 1만7240km 떨어진 서남극 남셰틀랜드 군도 킹조지섬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제31차 월동 연구대 등 1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를 거점으로 남극에서의 기후변화와 유용생물자원 조사 등 다양한 부문의 연구를 수행하며, 남극연구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활약하고 있다.

해수부는 세종과학기지 30주년을 맞아 23일 남극 킹조지섬 현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기념식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설 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심재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윤호일 극지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과학기지 30년…기념과 표창·타임캡슐에 극지 개척정신 담아

이날 김 장관은 최초로 월동대장을 역임했던 장순근 연구원 등 지난 30년간 세종기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게 표창도 수여했으며, 그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러시아, 칠레 등 주변기지들에도 장관 명의의 감사패를 수여했다.

또한 세종과학기지 준공 30년을 기념해 월동연구대 물품·사진·영상 등을 담은 타임캡슐을 남극에 묻을 계획이다. 매립된 타임캡슐은 세종과학기지준공 100주년이 되는 2088년에 개봉할 예정이며, 극지 개척정신을 미래세대에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울러 신축연구동 준공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과 남극 연구 30년사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역사관의 현판 제막식도 함께 진행됐다. 역사관에는 30년 사진과 극지연구성과물 등 전시, 역대 월동대원 관련물, 남극 자연과 생명 소개 등으로 구성됐다.

남극 세종기지 준공 30주년 기념식 ⓒ해수부 남극 세종기지 준공 30주년 기념식 ⓒ해수부

◇남극 진출에서 K루트 개발까지…기후변화 예측 및 극지생명자원 실용화 연구 병행

우리나라는 국립수산진흥원에서 1978년 남빙양에서 크릴 시험어획과 해양조사를 실시하면서 첫 남극 진출을 시작했다. 이후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 주도로 구성된 ‘한국남극관측탐험단’이 최초로 남극관측탐험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남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1986년 33번째 국가로 ’남극조약‘에 가입했으며, 1987년 2월 남극세종기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를 건립해 본격적인 남극 연구의 30년 역사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 설립 다음해 세계에서 23번째로 ‘남극조약협의당사국’의 지위를 획득했으며, 이어 1990년에는 남극연구과학위원회 정회원국으로 가입해 입지를 다졌다.

지금은 세종과학기지 외 2014년 테라노바만 인근에 설립된 장보고 기지까지 총 2개의 기지를 운영하며 남극대륙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세종과학기지는 13명의 적은 인원으로 개소한데 이어 지난 30년 간 월동연구대원 450여명과 3000여 명의 연구자들이 거쳐 가면서 명실공히 남극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극지연구에 매진한 결과 연구 성과로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인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지역을 발견(2003년, 국내 천연가스 연간소비량 약 200배 규모)했으며, 기존 물질보다 항산화 활성능력이 뛰어난 노화방지 물질(라말린)을 발견해 이를 활용한 화장품이 개발·판매되기도 했다.

또한 우리 제안으로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거주지(세종기지 2km 남방)가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2009년)됐고, 이후 이 지역에 서식하는 펭귄들(젠투펭귄, 턱끈펭귄)의 생태를 연구하고 환경변화를 모니터링 해 국제사회에 알리는 등 보호구역 환경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남극 킹조지섬과 남극반도 해역은 지난 수십 년 간 온난화로 인한 해빙(解氷) 등이 급속히 진행되어 온 지역으로,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중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정규 기상관측소로 지정돼 하루 4회의 기상정보(기온·풍속 등)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 기후변화 지표를 관측하는 지구대기감시(Global Atmospheric Watch) 관측소로도 지정돼 기후변화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지구 환경변화에 따른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남극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작년 4월 수립된 ‘제3차 남극연구활동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세종과학기지를 기반으로 전 지구적 환경변화 예측 및 대응을 추진하고, 남극생물의 유전적 특성을 활용한 극지생명자원 실용화 등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남극점을 향한 독자적 내륙진출로인 코리안루트(장보고과학기지를 기점으로 남극점에 이르는 내륙진출로) 개발과 2500m 수심의 빙저호 탐사 등 새로운 연구 영역을 지속적으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뉴질랜드 남극협력센터(크라이스트처치), 한-칠레 남극협력센터(푼타아레나스) 등 남극 관문지역 협력 거점 운영 활성화와 중국·영국·일본·말레이시아 등과 국제협력 확대를 통한 남극연구 파트너십 강화 등에도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소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