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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쓴 여자컬링 김은정 ‘날 울리지 마라’


입력 2018.02.24 00:27 수정 2018.02.24 06:08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일본과 연장 접전 끝에 예선전 패배 설욕

비인기 종목 설움 딛고 사상 첫 메달 획득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김은정이 연장전 끝에 일본을 8-7로 꺾은 뒤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김은정이 연장전 끝에 일본을 8-7로 꺾은 뒤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컬링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23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4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8-7로 이겼다.

예선에서 8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조 1위로 4강전에 오른 한국은 유일한 패배를 안겨줬던 일본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며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컬링은 올림픽 역사상 첫 준결승 진출에 이어, 은메달까지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올림픽 진출 2회 만에 일궈낸 값진 성과다.

특히 여자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기일전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컬링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홈 이점을 누리고자 강릉컬링센터에서 많은 훈련을 하고자 했지만 보수·정비 문제로 이들에게 훈련 공간을 제대로 내주지 못했다.

여기에 내부 문제로 인해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되면서 변변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이들은 똘똘 뭉쳤고, 마침내 안방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냈다.

준결승전인 한일전 경기 내용은 더욱 극적이었다.

한국은 8엔드까지 7-4로 앞서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일본도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9엔드 후공에서 2점을 따냈고, 10엔드 선공이라는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1점 스틸에 성공하며 기어코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나갔다.

한국은 11엔드 김영미의 첫 번째 샷이 빗나가며 잠시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김선영과 김경애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유리한 흐름으로 경기를 전개했다.

결국 김은정이 마지막 샷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정교한 샷으로 일본의 스톤보다 좀 더 하우스 중앙에 더 가까이 위치시키면서 한국의 극적인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특히 ‘안경 선배’ 김은정은 10엔드 마지막 스톤에서 다소 부정확한 샷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가게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경기의 마지막 샷을 가장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한국의 올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본인의 손으로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 경기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김은정도 감정이 복받친 나머지 경기 직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마지막 상대를 물리치고 전국 대회 진출을 확정지었던 만화 속 주인공 '안경 선배'처럼 말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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