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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파로 부활? 한기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입력 2018.04.06 13:29 수정 2018.04.06 13:29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150km 파이어볼러 → 140km 기교파 투수로

계속된 부상과 긴 재활에도 포기하지 않아

올 시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한기주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한기주 ⓒ 삼성 라이온즈

'푸른 색 유니폼' '기교파 투수' 올 시즌 한기주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하지만 과거 한기주를 아는 이들에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현들이다.

한기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이영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 팀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2006년 데뷔 후 10년이 넘는 기간을 KIA의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모습이 한기주하면 연상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정교한 제구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기교파 투수와 그간 한기주의 이미지는 전혀 겹치지 않는다. 과거 한기주는 150km를 상회하는 속구를 주무기로 타자를 압도하는 정통 '파워피쳐'였다.

광주동성고 시절 한기주는 탈고교급 투수였다. 150km 이상의 속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강력한 스터프와 에이스에 걸맞은 경기운영 능력은 프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까지 최고액으로 남아있는 그의 신인 계약금 액수인 10억 원이 이를 대변한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났고 올 해 프로 1년차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는 '베이징 키즈'들도 감히 다가서지 못한 계약금이다. 당시 한기주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깜짝 활약을 보이고 있는 삼성의 슈퍼루키 양창섭처럼 한기주도 프로 1년차 슈퍼루키라 불리었던 시절이 있었다.

선발투수로는 다소 고전했지만 여름 이후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한기주는 리그 정상급 위력을 보였다. 직전 해 최하위를 기록하며 약체로 평가받았던 2006년 KIA가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던 데는 전천후로 활약한 한기주의 공이 컸다.

특히 두산과의 순위싸움이 치열했던 시즌 막판 한기주는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가며 팀의 상승세를 온 몸으로 책임졌다.

이후 전문 마무리로 자리잡은 2007년 이후 한기주는 2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팀 전력이 약해 마무리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불세출의 마무리 오승환에 비견할만한 활약을 보였다.

리그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KIA 시절 한기주 ⓒ KIA 타이거즈 리그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KIA 시절 한기주 ⓒ KIA 타이거즈

그러나 한기주의 전성기는 거기까지 였다. 고교 시절 이후 누적된 혹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모두 좋지 않았지만 수술이 아닌 재활을 통해 참아왔던 것이 화근이었다. 큰 수술과 긴 재활을 반복한 끝에 파이어볼러 한기주는 사라지고 말았다.

2016시즌에는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5선발로 기회를 잡으며 오랜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현격히 느려진 구속이 문제였을까. 평균자책점 7.62에 그친 한기주는 더 이상 1군 전력이 아니라는 평이 나왔다. 그리고 2018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붉은 유니폼의 한기주 역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기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들었던 고향 팀을 떠났고 최대 무기였던 강속구를 잃었지만 마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한층 정교해진 제구력을 바탕으로 호투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시즌 초반 삼성 마운드의 셋업맨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다.

10년 전처럼 빠른 공은 구사하지 못하지만 과거보다 한층 더 완숙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많은 경험을 갖춘 한기주의 합류는 큰 힘이 된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한기주의 부활을 장담할 수는 없다. 1군 필승조로 한 시즌을 버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완성된 승리를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부담감과 싸워야 한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마운드에 다시 선 한기주가 시즌 마지막까지 1군 무대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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