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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희원 "포스터에 얼굴 처음 등장, 합성 아냐"


입력 2018.04.20 08:56 수정 2018.04.22 09:42        부수정 기자

영화 '나를 기억해'서 형사 오국철 역

주연이라 생각 않고 흔쾌히 출연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서 형사 오국철 역
주연이라 생각 않고 흔쾌히 출연


'악역' 이미지인 김희원(47)은 자리에 앉자마자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빵에 크림을 손수 발라 취재진에게 건네줬다. 스크린에서 본 섬뜩한 악역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배우는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로 데뷔해 '아저씨'(2010),'구가의서'(2013), '우는 남자'(2014), '별에서 온 그대'(2014), '앵그리맘'(2015), '미생'(2014),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등에 출연했다.

김희원하면 떠오르는 건 악역이다. 작품마다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실제 그는 반전 매력을 지냈다. 과거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못친소' 스페셜에 나온 그는 악역 이미지를 가려진 귀여운 매력을 뽐내 화제가 됐다.

이번엔 형사 역할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정의감 넘치는 역할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를 통해서다.

'나를 기억해'는 청소년 성범죄와 SNS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청소년 성범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카, 음란물 유포 등 실제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사건을 건드린다. 특히 나날이 심해지는 청소년 범죄를 스크린에 담아 공감을 자아낸다.

김희원은 형사 오국철 역을 맡아 이유영과 호흡했다. 그는 "무거운 소재와 분위기 탓에 걱정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욕먹지만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실 이 영화는 성범죄 피해자인 서린(이유영)의 심리를 따라간다. 김희원이 맡은 국철은 영화 시작 후 20분 즈음에 등장한다. 서린 중심의 영화라는 거다. 그래도 김희원은 이 영화의 주연이다.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주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주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오아시스이엔티

배우는 주연인 줄 모르고 출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상업영화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단다. 배우 자신이 상업영화 주연 위치에 오르지 않은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주연이라면 흥행과 작품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데 '난 주연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송강호 형도 아니고...분량, 영화 규모 신경 안 쓰고 대본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김희원은 "힘든 소재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했다"며 "연기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을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제가 서린이 같은 입장에 처해있다면 어떨까 상상해봤어요. 미칠 것 같았죠. 괴로운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서 연기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반전에 대해선 "관객에 따라서 허무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서린의 마음을 따라가는 작품"이라며 "서린에게 감정 이입하면 몰입하기 쉬울 것 같다. 드라마가 강점인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영화엔 장, 단점이 있다"며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 영화를 딱 봤을 때 감동적이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영화를 꿈꾸고 있다. 촬영할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괜찮은 것 같다.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캐릭터에 대해선 "인물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애썼다"며 "관객들이 국철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신경 쓰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 속에 국철의 행동과 말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피시방에서 초등학생들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 고등학생들에게 붙잡히는 장면, 차진 욕을 하는 장면 등은 웃음을 자아낸다. "국철 외에 다른 인물들이 너무 심각하니까 국철이의 행동이 가볍게 보인 거죠. 전직 형사인데 싸움도 잘못하고, 애들한테 잡히기만 하고. 보통 어른답지 않죠. 그런 부부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줍니다. 일부러 웃길 의도는 없었고, 최대한 편하게 연기했습니다."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팬들이 지하철 생일광고까지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오국철로 분한 배우 김희원은 "팬들이 지하철 생일광고까지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포스터에 얼굴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버스 광고에도 나오고 좋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유영 씨 영화인데, 남자 배우 중에 제가 가장 많이 나와서 주연으로 됐어요." 이어 포스터를 다시 본 그는 "이 모습 괜찮아요"라는 말을 반복한 뒤 "합성한 거 아니에요"라는 말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19일에 개봉하는 '나를 기억해'는 25일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경쟁한다. '어벤져스'는 예매율 80%에 육박하며 흥행을 예고한다.

김희원은 "'맞대결'이라는 말을 감히 쓸 수 없다"고 웃은 뒤 "'어벤져스' 보기 전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해달라"고 귀엽게 당부했다. 배우는 또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국에서 기획물이 잘 돼요. 스트레스를 풀 때가 없거든요. 축제 문화도 없고. 그래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모든 분야에서 비슷하죠. 맛집, 영화, 드라마 등 인기가 많다고 하면 그것만 봅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그래도 '나를 기억해'를 기억해 주세요(웃음)."

김희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다. 이 영화는 개봉 후에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불한당'으로 지난해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내달 열리는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분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참석 여부는 미정이다.

'불한당' 인기 덕일까. 지난 1월 김희원의 생일을 맞아 팬들은 지하철 광고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아이돌들이 누리는 특권을 받은 셈이다. "'불한당' 팬덤과 팬클럽 친구들 덕이죠. 당시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주위에 '나 아이돌이야' 했답니다. 이런 호사도 누리는구나 싶어서 기뻤죠(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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