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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에 취한 트럼프…“과시형 빅딜 경계해야”


입력 2018.05.02 02:00 수정 2018.05.02 06:02        이선민 기자

선거 유세장서 ‘노벨’ 환호받자 함박웃음

美겨냥 ICBM 폐기 후 단계 흐지부지 가능성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조선중앙통신

선거 유세장서 ‘노벨’ 환호받자 함박웃음
美겨냥 ICBM 폐기 후 단계 흐지부지 가능성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나오면서 노벨평화상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상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던 날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없었더라면 이런 일(정상회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미시간 주에서 열린 한 공화당 의원의 중간선거 유세에 지원 연설을 위해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들의 노벨상 연호를 받았다.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0여 초간 ‘노벨’을 연호하며 환호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엄지를 지켜들며 응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전력 증강 방침을 표방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리아의 화학무기시설 등에 공습도 진행했다. 또 그가 이슬람교·이민자·여성 등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끝없는 논란을 일으켜왔기 때문에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미북정상회담에서 과시형 빅딜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2020년 대통령선거 전에 끝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동결, 감축, 폐기의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단계별로 보상을 받는 비핵화를 그리고 있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한에서도 일단 합의를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트럼프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를 선물하고 다른 사안을 늦추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이 과시형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된 후 차후 단계가 흐지부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물질·핵기술 이전 금지, 핵실험 중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 등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이 합의되는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그러한 미봉책으로 합의해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작금의 한국 안보 상황은 누란의 위기”라고 했다.

한편,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당시 회담 당사자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상을 받지 못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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