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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방개혁 홍보 열 올리는軍…'송영무를 구하라'?


입력 2018.08.09 15:36 수정 2018.08.09 15:56        이배운 기자

3주 걸친 ‘국방개혁2.0’ 홍보…개혁 적임자 위상 굳히기?

해병대 성추행 의혹 '조사중' 모드…민감사안은 말 아끼고 보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한 국방 전문기자는 “국방개혁 관련 홍보를 언제까지 할 거냐, 계속 홍보기사만 써달라는 것이냐”는 날선 비판을 던졌다.

“저희가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설명 드리려 합니다”는 국방부 부대변인의 답변에 해당 기자는 “그런 설명 말고, 해병대 대령이 성추행 문제로 고소된 건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사건에 대해 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냐’, ‘사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진 것 맞냐’ 등의 문답이 오고갔지만, 결국 부대변인은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공개가 제한되는 것에 양해를 구한다”며 질의응답을 매듭지었다.

‘국방개혁 2.0’ 홍보가 3주 가량에 걸쳐 이뤄지자 일부 기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북한의 핵협상 상황에 빗대 사안을 잘게 쪼개서 보상을 요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국방부가 답습하는 것이냐는 뼈있는 농담마저 나온다.

이처럼 국방부가 개혁안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경질론에 시달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유임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송 장관은 그동안 각종 발언 실수로 구설수에 오르고 하극상으로 리더십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럼에도 최근 유임론에 무게가 실린 이유는 국방개혁의 '대체불가' 적임자라는 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입장에선 국방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커질수록 송 장관을 둘러싼 경질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하지만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대두된 해병대 대령 성추행 의혹처럼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서도 국방개혁을 홍보하듯이 소상히 정황을 설명하고 철저한 대응과 재발방지 등을 다짐하는 것이 국방개혁의 첫걸음이 아닌지 국방부 스스로 되돌아 볼 일이다.

우리 군의 개혁의지와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국방부의 충심(忠心)을 절하해선 안될 일이다. 다만 기무사 논란 등 현재 우리 군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외적 이미지 구축에 치중하는 모습 보다는 내실부터 다져 나가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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