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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민주당의 '新텃밭' 부산…열기 과열?


입력 2018.08.11 13:18 수정 2018.08.11 15:16        정도원 조현의 기자

벡스코 3개 층 꽉 메운 지지자 연호 대결 '후끈'

1200 좌석 만석… 오거돈 부산시장 내빈으로 참석

추미애 인사말 도중 지역위원장 선정 항의 외침도

이해찬, 멋쩍은 듯 웃으며 "한 표 주이소" 눈길

벡스코 3개 층 꽉 메운 지지자 연호 대결 '후끈'
1200 좌석 만석…오거돈 부산시장 내빈으로 참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표·송영길 의원이 11일 오전 부산시당대의원대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빽빽이 들어찬 각 후보 지지자 사이를 뚫고 대의원·권리당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표·송영길 의원이 11일 오전 부산시당대의원대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빽빽이 들어찬 각 후보 지지자 사이를 뚫고 대의원·권리당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과 13명의 구청장을 석권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텃밭으로 변모한 부산의 시당 대의원대회·합동연설회 현장은 과열 양상마저 보였다.

11일 오전 민주당 부산시당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는 장외(場外)에서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다소 흐린 날씨가 오히려 여름 햇살을 막아주면서 각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은 벡스코 밖에서부터 겹겹이 늘어서서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맞섰다.

실내로 들어서 행사장으로 향할수록 열기는 점점 더해갔다. 대회장이 위치한 벡스코 3층은 사람 지나갈 통로만 남긴 채 빽빽이 들어선 지지자들의 이름 연호와 노랫소리로 실내가 울려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11명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중 유일한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인 김해영 의원은 '세대혁신'을 내건 플래카드와 엑스배너를 곳곳에 내걸고, 층층마다 피켓을 든 지지자들을 위치시켰다. 김 의원 본인은 1층 입구의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입장하는 대의원·당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의 정치적 본거지에서 총력전의 승부수를 띄운 듯 했다.

장내 1200개 좌석은 대회가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만석이 됐고, 자리가 부족해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개회를 즈음해서 밖에 있던 후보 지지자들이 안으로 일제히 이동하면서, 사회자의 경고와 장내요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후보 연호 대결'도 따라서 장소를 옮겼다. 장내에서는 후보의 손피켓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었으나, 그러한 제한이 유명무실할 정도로 각 후보 지지자들의 열성적인 구호 대결이 이어졌다.

추미애 인사말 도중 지역위원장 선정 항의 외침도
이해찬, 멋쩍은 듯 웃으며 "한 표 주이소" 눈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해찬 의원이 11일 오전 부산시당대의원대회가 열린 벡스코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해찬 의원이 11일 오전 부산시당대의원대회가 열린 벡스코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대회에는 오거돈 시장과 최인호·전재수·박재호 등 지역 의원들이 일제히 내빈으로 참석해, 부산이 민주당의 새로운 '텃밭'이 된 것을 실감케 했다. 이 때문에 2020년 총선을 겨냥한 듯 열기가 일부 과열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부산의 일부 지역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과 관련해, 일단의 당원들은 대회에 앞서 벡스코 입구에서 항의 피케팅을 펼쳤다. 이들은 대회가 시작되자 장내로 이동해 추미애 대표의 인사말 도중 "지역위원장 선정 해명하라", "추미애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추 대표도 지지 않고 마이크를 잡은채로 "70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은 당의 힘이지만, 잘못된 집단지성이 작동할 때는 당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좀 더 품격 있고 성숙한 자세로 임해주길 당부한다"고 매섭게 맞받아쳤다.

이해찬·송영길·김진표 의원의 순서로 진행된 당대표 연설에서는 부산 지역 정서에 기댄 '맞춤형 유세'가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강호동·이경규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한 끼 줍쇼'를 언급하더니, 단상 옆으로 나와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며 "한 표 주이소, 한 표 주이소"를 반복해, 장내 대의원·당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본인도 다소 민망한 듯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엄격하고 딱딱하다는 이미지를 '부산 사투리'로 희석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송 의원은 역동적이고 화끈한 것을 선호하는 부산 정서에 부합하려는 듯 연단에 올라갈 때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달려서 단숨에 뛰어올라갔다. 연설 또한 연단에서 연설문을 보며 정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연설문 없이 마이크를 잡고 연단 앞에서 좌우로 큰 움직임을 보이며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 의원은 부산 경제가 다른 권역과 비교해서도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 듯 자신이 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어필하며,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북항 통합 재개발, 한국해양진흥공사 기능 강화 등을 공약해 지역 대의원·당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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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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