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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했던 한화-넥센, 미련 못 버린 LG


입력 2018.10.02 07:39 수정 2018.10.02 09:30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과감한 외인 교체와 포기, 후반기 팀 운명 갈랐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서 활약 중인 한화 헤일과 넥센 샌즈. ⓒ 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 대체 외국인 선수로서 활약 중인 한화 헤일과 넥센 샌즈. ⓒ 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

KBO리그 막판 순위 싸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위 두산 베어스는 정규 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미 확정지었다. 2위는 SK 와이번스가 유력한 가운데 3위 한화 이글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는 1.5경기차에 불과하다.

5위는 최근 상승세인 KIA 타이거즈가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6위 삼성 라이온즈와 7위 롯데 자이언츠가 실낱같은 가을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8위로 추락한 LG 트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팀 및 대진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각 팀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과감한 교체 여부가 후반기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명되는 중이다.

외국인 선수의 교체로 효과를 본 팀은 한화와 넥센이다. 한화는 3승 9패 평균자책점 5.13에 그친 휠러를 7월 중순 방출했다. 휠러는 19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회에 그쳐 가뜩이나 선발진이 약한 한화에 불펜 부담을 가중시켰다.

휠러를 대신한 헤일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4.34 퀼리티 스타트 6회를 기록 중이다. 그가 등판한 10경기에서 한화는 8승 2패의 호조다. 헤일을 영입한 한화는 11년만의 가을야구 복귀를 확정지었다.

넥센은 외국인 선수를 시즌 도중 2명이나 교체했다. 로저스가 6월 3일 잠실 LG전에서 경기 도중 오른손에 타구를 맞아 부상을 당하자 작별하고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뛴 해커를 영입했다. 13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 중인 해커는 최근 다소 부진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는 것만으로 넥센은 숨통이 트이고 있다.

지난해 7월 KBO리그에 데뷔해 2년차 시즌을 치르던 초이스는 올 시즌 타율 0,258 17홈런 6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93에 그쳐 8월초 방출됐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스를 대신해 8월 중순 영입된 샌즈는 타율 0,293 10홈런 30타점 OPS 1.036으로 활약하며 넥센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면 샌즈의 재계약은 확실시된다.

10월 1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10월 1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설령 ‘대안’이 없다 해도 부진한 외국인 선수를 과감히 정리한 팀들 역시 효과를 보고 있다. 두산은 파레디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 반슬라이크가 12경기에서 타율 0.128 1홈런 4타점 OPS 0.436에 그치자 지난 9월 20일 퇴출했다. 메이저리거의 이름값과는 거리가 멀었던 반슬라이크를 내보낸 두산은 경찰청에서 전역한 정수빈(타율 0.363 2홈런 20타점 OPS 0.886)의 가세로 좀 더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6승 9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친 듀브론트를 9월 12일 퇴출했다. 월드시리즈 승리 투수 출신으로 1선발이 기대되던 듀브론트는 2군행을 지시받은 뒤 구단과의 면담 끝에 롯데를 떠났다. 듀브론트의 퇴출이 발표된 이후 롯데는 15경기에서 9승 6패 승률 0.600의 호조를 보이며 5강 싸움에 마지막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의 퇴출이 팀 분위기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부진과 부상에도 교체되지 않은 KIA 팻딘과 LG 가르시아 (사진 :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케이비리포트 부진과 부상에도 교체되지 않은 KIA 팻딘과 LG 가르시아 (사진 :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케이비리포트

반면 부진 및 부상에 시달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지 않은 KIA와 LG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KIA는 전반기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22의 팻딘을 교체하지 않았다. 후반기에도 팻딘은 13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6.20에 그치고 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고 있지만 어느 쪽에도 안착하지 못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자 올해 상위권으로 점쳐지던 KIA가 5위에 만족하는 모양새는 마냥 보기 좋은 것만은 아니다.

LG는 가르시아가 두 번의 부상으로 단 47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LG가 치른 140경기 중 고작 34% 출전에 그친다. 9월초 복귀 후에도 그는 수비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12경기에서 타율 0.211 1홈런 3타점 OPS 0.572에 불과하다. 주전 3루수로 낙점된 가르시아의 공백이 하염없이 길어져 LG는 야수진 구상이 전반적으로 큰 차질이 빚어졌다. 4월 중순 첫 번째 부상을 당한 뒤 재활 기간이 한 달이 넘어갔을 때 교체하지 않은 LG 구단의 실착이 아닐 수 없다.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올 시즌은 부진한 외국인 선수에 과감히 칼을 빼든 팀은 좋은 성적을 수확한 반면 미련을 버리지 못한 팀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는 교훈도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돌아올 스토브리그와 내년 시즌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각 팀의 대처와 성적의 상관관계가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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