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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벤투호, 흐름 바꿀 '게임체인저' 절실


입력 2019.01.21 06:00 수정 2019.01.22 14:58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주전 못지않게 벤치 멤버 중요성 높아

이승우는 황희찬, 구자철, 이청용 등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공격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승우는 황희찬, 구자철, 이청용 등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공격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별리그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최상의 대진을 받은 벤투호에도 고민은 있을까.

한국은 조별리그 2경기 졸전의 아쉬움을 중국전 완승으로 상쇄하며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의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전은 에이스 손흥민의 가세로 숨통이 트였다. 지난 2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생동감과 속도감이 느껴졌다. 결국 중국전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후반에 분위기를 바꿔줄 게임체인저가 마땅치 않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쉬운 상대와 조별리그를 치렀지만 토너먼트는 다르다. 패하면 끝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하고, 언제 어디서 돌발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촉각을 다투는 흐름에서 감독의 용병술은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다. 주전 못지않게 벤치 멤버의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조커 자원이 풍부할수록 감독이 꺼내들 패는 많아진다.

하지만 중국전에서 후반 중반 교체 출전한 지동원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정적인 역습 기회에서 느린 스피드와 판단력 미스로 인해 슈팅 기회를 무산시킨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앞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도 어설픈 드리블 돌파가 상대 수비에게 손쉽게 차단되는 등 조커로써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구자철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선발 출장했고, 중국과의 3차전은 손흥민 대신 후반 44분 에 교체 투입됐다. 중국전은 출전 시간이 워낙 짧아 경기력을 평가할 수 없지만 앞선 2경기에서 그는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며 공격 흐름을 끊어놓는 등 믿음을 주지 못했다. 현재로선 구자철은 벤치 자원으로 분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전에서 선발 출전한 이청용-손흥민-황희찬 2선 조합은 향후 토너먼트에서도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발생하는 의문점은 토너먼트 때 황의조와 2선 공격진이 부진할 경우 새로운 플랜 B가 가동될 수 있느냐의 여부다.

필리핀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재성의 복귀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 폭은 매우 좁아졌다. 조커로 나서고 있는 지동원의 가장 큰 약점은 골 결정력이다. 후반에 교체 투입돼 한 방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떨어진다. 구자철의 컨디션도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은 아니다.

이 와중에 벤투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승우를 단 한 차례도 기용하지 않았다. 당초 이승우는 벤투 감독의 플랜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였다. 그는 나상호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대체 발탁이 이뤄진 케이스다.

이승우는 벤투호 출범 이후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37분 교체 투입돼 약 8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빈 게 전부다. 9월과 10월 A매치에는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11월부터 쭉 제외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승우는 지난 중국전에서 교체 투입이 불발되자 자신 앞에 놓인 물병과 수건을 발로 걷어차는 행동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승우는 차마 버릴 수 없는 카드다. 그는 황희찬, 구자철, 이청용 등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공격수다. 2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자신감 있는 드리블 돌파로 수비를 휘저을 수 있다. 여기에 해결사 본능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 감독은 이승우를 게임체인저로 적극 활용하며 재미를 봤다.

결국에는 남은 대회 기간 이승우가 얼마만큼 벤투 감독의 신뢰를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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