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와 상생 생태계 도모하는 삼성전자...정부 지윈 뒷받침 절실
R&D 자금·인력 지원으로 중기 체력 양성으로 기반 구축
대기업 및 학계 가교 역할로 상호 활발한 협업 이뤄져야
R&D 자금·인력 지원으로 중기 체력 양성으로 기반 구축
대기업 및 학계 가교 역할로 상호 활발한 협업 이뤄져야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대규모 투자와 함께 생태계 조성 및 강화 천명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중소 팹리스 업체와 상생협력을 도모하기로 한 만큼 정부의 중간 연결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4일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의 개방 등 국내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소 팹리스 업체들의 개발 효율성과 용이성 향상을 위해 인터페이스IP·아날로그IP·시큐리티IP 등 자체 개발한 설계자산(IP·Intellectual Property 설계자산)를 호혜적으로 지원한고 설계·불량 분석 툴(Tool) 및 소프트웨어(SW)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와의 외주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업체가 제품을 설계하면 이를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해 제조할 수 있도록 칩 디자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를 이루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경우, 상생협력을 통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동반 성장과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삼성전자의 전략이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달리 팹리스를 비롯한 국내 시스템반도체업체 대부분은 영세 중소기업으로 실적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육성 지원책을 내놓아도 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업체가 없으면 무용 지물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 중소업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시스템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정부의 산업 육성 방안과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이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삼성의 계획이 먼저 발표된 상황으로 정부의 방안은 이르면 이번주 내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앙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을 토대로 지방 정부들이 선전·난징·우시·텐진 등 중국 내 주요 13개 도시들에 각각 지역별로 특화된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면서 팹리스 업체들의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점유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중시스템IC협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36개였던 중국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업체들은 이듬해인 2016년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 선언과 함께 1362개로 약 2배 가량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698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시스템반도체사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매년 증가하며 지난해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점유율이 5%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약 2배나 높은 수치라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 생태계 조성은 특정 기업의 노력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로 이에 앞서 기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연구개발(R&D) 자금과 인력을 지원하고 다양한 연구과제를 마련해 중소 영세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체력을 키워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상호 시너지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지만 이는 상호 신뢰 구축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업계를 넘어 학계와의 가교역할을 충실해 상호 협업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