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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9만 원이나?’ 예고된 동아시안컵 흥행 참패


입력 2019.12.14 07:00 수정 2019.12.15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너무 값비싼 티켓 가격으로 인해 축구팬 발길 끊겨

스포츠 외교에도 악영향, 근시안적 행태 근절돼야

너무 값비싼 티켓 가격으로 인해 축구팬 발길 끊겨
스포츠 외교에도 악영향, 근시안적 행태 근절돼야


텅 빈 관중석이 유독 눈에 띄었던 한국과 홍콩의 경기. ⓒ 연합뉴스 텅 빈 관중석이 유독 눈에 띄었던 한국과 홍콩의 경기. ⓒ 연합뉴스

지난 프리미어12 예선에 이어 2019 동아시안컵 대회도 흥행 참패로 이어지고 있어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개막한 ‘2019 EAFF E-1(동아시안컵) 대회’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산하 지역 연맹별 대회로 개최국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남자부), 대만(여자부)이 참가해 풀리그 형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는 언제나 불꽃 튀는 남녀 한일전이 예정된 데다 중국과 주변국들의 갈등이 이슈화가 되면서 볼거리가 풍성해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적어 참패 수순으로 가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총 4경기가 열렸고 경기당 평균 35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더욱 큰 문제는 개최국 한국의 경기마저 관중석이 썰렁하다는 점이다.

벤투호는 지난 11일 홍콩과 첫 경기를 벌였고 이날 입장한 관중은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1070명으로 집계됐다. 오히려 전날 열린 여자부(한국 vs 중국) 경기에서의 관중(1500명)이 더 많을 정도다.

흥행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는 홍보 부족과 값비싼 티켓이 꼽힌다.

일단 이번 대회는 FIFA에서 공식적으로 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니라 선수의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파가 모두 빠졌고 K리거들로만 채웠기 때문에 축구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터무니없는 티켓 가격도 문제다. 이번 대회 경기 입장권은 프리미엄석 9만 원, 일반석은 2~5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대회전부터 거론됐다. 여기에 한일전은 가격이 더 올라간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다. 얼마 전 끝난 대표팀 야구의 프리미어12 예선 대회다. 당시 관중을 최대치로 끌어 모을 수 있는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음에도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프리미어12 예선에서도 일부 저렴한 좌석과 응원석을 제외하면 빈공간이 눈에 띄었던 고척스카이돔.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프리미어12 예선에서도 일부 저렴한 좌석과 응원석을 제외하면 빈공간이 눈에 띄었던 고척스카이돔.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때도 티켓 가격이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클럽 좌석의 경우 무려 10만 5000원에 책정됐고 1층 테이블석(9만 원)과 2층 테이블석(7만 5000원) 역시 상당한 고가에 매겨져 야구팬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들어 놀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스포츠의 흥행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농구 등 일부 종목들은 뒤늦게 개선책을 마련하며 관중들을 불러 모으려 하고 있으나 떠난 팬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 대회의 경우 외부의 따가운 시선까지 한 몸에 받는 이중고가 겹친다. 더 나아가 스포츠 외교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프리미어12, 동아시안컵 흥행 참패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팬들로부터 외면 받는 스포츠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계자들의 지갑을 당장 불리기 위한 가격 책정 등 근시안적인 행태가 한국 스포츠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되새겨볼 시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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