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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인 듯 편의점 아닌'…변종 편의점 기습


입력 2019.12.20 06:00 수정 2019.12.20 05:02        김유연 기자

편의점 신규 출점 제한에 유사편의점 논란

영세 편의점 피해 VS 소비자 니즈 반영

편의점 신규 출점 제한에 유사편의점 논란
영세 편의점 피해 VS 소비자 니즈 반영


ⓒGS리테일 ⓒGS리테일

얼핏 보기에는 드럭스토어처럼 보이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아이스크림 냉장고부터 전자레인지,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좌석까지 편의점인지 마트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되는 곳이 있다.

일종의 변종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점포는 우장산역점과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 위치한 랄라블라 매장이다. 드럭스토어와 GS25가 한 지붕 아래 동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타사까지 확대된 편의점 거리제한 자율규약 시행으로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나타나기 작한 새로운 형태의 영업방식이다.

이런 변종 편의점은 규모가 대형화 돼 있고 거리 제한을 받지 않아 기존 편의점과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에 들어와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랄라블라 우장산역점과 구로디지털단지역점 두 곳에서 드럭스토어와 GS25가 한지붕 아래 동거하는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랄라블라가 화장품 등을 주력으로 판매해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 10월 매장 레이아웃을 변경하며 식품 구색을 강화하고, 식품 매대를 매장 출입구로 전진 배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갈등은 편의점 업계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소상공인과의 마찰로도 확대되고 있다. 랄라블라 우장산역점과 구로디지털단지역점은 직영점인 반면 바로 옆에 위치한 CU 편의점은 가맹점이다.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 인력 등 마케팅 경쟁력이 낮은 가맹점으로서는 고객을 빼앗길까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롯데슈퍼도 '롯데슈퍼999 델리카페점'과 '델리카페 대치2점'을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롯데슈퍼 건너 편에는 CU편의점과 GS25편의점 가맹점이 위치해 있다. 두 곳 델리카페 매장은 편의점처럼 도시락, 삼각김밥 등 식음료 상품 판매 매대를 설치하고, 취식 공간을 마련한 테스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 가맹점주들도 노브랜드 전문점이 변종 편의점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가맹점주들은 이마트가 자사의 PB제품인 '노브랜드'를 전문점으로 확대하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드럭스토어가 편의점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변종 편의점 매장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들 매장이 효과를 낼 경우 골목상권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거리제한 등 유통 규제를 받고 있는 편의점에 비해 이렇다 할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 틈새시장을 공략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구로디지털단지역점의 한 편의점 점주는 "드럭스토어가 상품군을 확장하면서 인근 편의점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변종 편의점이 늘어날 경우 편의점 업계가 올 들어 과밀출점을 막기 위해 마련한 근접 출점제한 '자율규약'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동일 업종이 아니고 소비자 니즈에 맞춘 카테고리 확장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아울러 드럭스토어와 편의점 업계의 역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드럭스토어나 카페형 음식점의 경우 국내에서 새로운 유통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는 물론 아직 이들 업종을 분류하는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편의점은 경쟁사의 경우에도 담배 소매점 간 제한거리 100m 내에서는 출점을 할 수 없도록 출점 제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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