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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대우’ 김태균, 비율 아닌 누적 증명할 때


입력 2020.01.23 23:11 수정 2020.01.24 09:5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김태균, 한화와 1년간 총액 10억 원에 잔류

전매특허인 비율 스탯보다 누적으로 증명해야

김태균은 최근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김태균은 최근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김태균이 한화 이글스에 잔류한다.


한화는 23일 자유계약선수(FA) 김태균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계약 규모는 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 등 총 10억 원이다.


극적인 협상 합의라 할 수 있다. 당초 원 클럽맨 이미지가 강한 김태균은 일찌감치 한화와 계약할 것으로 보였으나 협상이 장기화되며 설 연휴를 넘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는 곧바로 스프링캠프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더는 계약을 미룰 수 없었고 양 측은 짧은 1년이라는 계약 기간과 다소 과한 액수인 10억 원을 설정했다.


정민철 단장 입장에서는 실리와 명분 두 가지 모두를 챙긴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시절을 제외하면 한화에서만 뛴 김태균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당연히 이글스 구단 역사에서도 김태균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문제는 이번 FA 자격 신청이었다. 지난 2017년부터 노쇠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던 김태균은 급기야 지난해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타율 0.305 6홈런 62타점에 그치고 말았다.


비율 스탯 부문에서는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역시 김태균’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좀 더 세밀하게 파고 들면 실망 그 자체인 시즌이었다.


1년 10억 원에 FA 계약을 마친 김태균. ⓒ 한화 이글스 1년 10억 원에 FA 계약을 마친 김태균. ⓒ 한화 이글스

일단 중심 타선에 꾸준히 위치했음에도 타점 생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여기에 바뀐 공인구 영향까지 받으며 홈런 수가 급감하며 ‘똑딱이 4번 타자’라는 비아냥거림을 감수해야 했다.


옵션 없이 계약금 포함, 보장 연봉 10억 원은 4년으로 환산했을 때 4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더군다나 38세에 이른 나이까지 감안하면 한화 이글스가 최고 수준의 대접을 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균 역시 계약을 마친 뒤 “다시 한화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돼 기쁘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항상 한화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 붓겠다”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상 김태균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올 시즌도 영양가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면 은퇴하거나 현역 생활을 유지해도 큰 폭의 연봉 삭감이 이뤄져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다.


김태균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은 누적 스탯의 향상이다. 타자 자원의 부족 현상을 겪는 한화 입장에서는 홀로 잘하는 선수보다는 동료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1년의 기간을 보장 받은 김태균이 비율 스탯이 아닌 누적 스탯을 향상시켜 레전드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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