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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어나더 레벨을 보여줄께"…폭스바겐 플래그십 SUV 투아렉


입력 2020.02.08 06:00 수정 2020.02.07 21:4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우람한 외관에 디지털화로 시선 사로잡아…각종 첨단 안전·편의 사양 업그레이드

가격 1억원 육박…대형 SUV 경쟁에서 폭스바겐 입지 구축 '관건'

신형 투아렉ⓒ폭스바겐 코리아 신형 투아렉ⓒ폭스바겐 코리아

"치열한 럭셔리 SUV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의 말이다. 말 그대로 한국 SUV 시장은 '대형화' '고급화' 키워드 아래 국내·외 브랜드 할 것 없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중형 세단 아테온으로 힘들게 버틴 폭스바겐 코리아는 올해 트렌드에 걸맞은 플래그십 SUV 투아렉으로 제대로 부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아렉은 8년 만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디자인과 상품성 모두 업그레이드해 가성비 높은 대형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6일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에서 3세대 신형 투아렉(The new Touareg) 출시 행사를 가졌다. 이날 시승 코스는 하얏트 호텔에서 출발해 서울 강동구 아리스로에 위치한 '스테이지28'에 도착한 뒤 회차해 돌아오는 왕복 40.6km 구간이었다.


신형 투아렉은프리미엄, 프레스티지, R라인 등 3가지 트림이며 이날 기자가 탄 차량은 안티모니얼 실버(Antimonial Silver) 색상의 프레스티지 트림이었다. 차체는 전장 4880mm, 전폭 1985mm로 이전 모델 보다 79mm, 45mm 늘어났고 전고는 1700mm로 9mm가 낮아졌다.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외관 전면부는 크롬 그릴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띈다. 그릴과 헤드램프가 일체형을 이뤄 통일감을 주고 보닛은 상대적으로 굴곡지게 해 볼륨감을 형성한다. 최상위 트림인 R라인은 그릴이 가로와 세로로 합쳐진 격자 형태를 하고 있다.


측면은 커다란 휠하우스와 함께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굵은 선으로 날렵한 인상을 줬다. 후면은 운동선수의 넓은 등판을 연상시킨다고 회사측은 설명했으나 개인적으로는 다소 밋밋하고 심플했다.


노트북 모니터 사이즈가 2대?…시선 사로잡는 '이노비전 콕핏'


신형 투아렉의 실내 디자인 특징 중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계기판의 조합인 '이노비전 콕핏'일 것이다.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하나로 연결돼 누가 보더라도 시원하게 탁 트인 느낌이다. 터치스크린은 손을 근처에 갖다대기만 해도 기능이 즉각 활성화돼 편의성을 높였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계기판은 앞 차의 속도에 따라 일정하게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 각종 편의사양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 예를 들어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이 기능을 누르고 80km로 조정하면 100에서 80으로 이동한 구간을 초록색으로 보여준다.


이노비전 콕핏의 장점은 그 아래 위치한 공조장치의 단점으로 이어진다. 터치스크린이 커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래에 놓여 히터를 켜면 즉각적으로 바람이 닿지 않는다. 이 부분은 개인별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형 투아렉 선루프(왼), 2열 (오른쪽)ⓒ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신형 투아렉 선루프(왼), 2열 (오른쪽)ⓒ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폭스바겐 코리아는 ACC 외에도 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기본 적용된 점을 강조했다.


예측이 어려운 터널 출구나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감지하고 비상정지하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충돌 전 안전벨트를 조이고 열려 있는 창문과 파노라마 선루프가 닫히는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차로나 도로의 가장자리에 있는 보행자를 감지하면 가벼운 브레이크 조작과 함께 시청각적 신호로 운전자에게 경고해주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전 라인업에 적용됐다.


레인 어시스트(Lain Assist)는 차선 이탈을 막는 기능인데 계기판 내 차선 모양의 아이콘 색깔을 변화시켜 위험을 알려준다. 녹색 아이콘은 차선을 벗어나면 주황색으로 즉각 바뀐다. 다만 별도의 경고음은 없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이탈을 막기 위해 운전대가 살살 움직여줘야 하는 데 제대로 작동하다가도 가끔씩 차선을 그대로 벗어나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반자율주행 보다는 주행 보조 기능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7가지 주행 모드로 달리는 즐거움 선사…내비게이션에선 뜻 밖의 부작용


신형 투아렉은 디젤 차량이면서도 강력한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주행감을 모두 선사한다.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즉각적이기 보다 매끄럽지만 부드럽게 반응했다. 정속 주행에선 풍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숙했다.


주행 모드는 노멀(기본), 스포츠(다이내믹), 컴포트(장거리 주행), 에코(연비 최적화), 스노우(미끄러운 도로), 오프로드, 인디비쥬얼(개별 설정) 등 총 7가지로 3.0리터 V형 6기통 디젤엔진과 변속기, 보조 시스템 등이 주행 모드에 맞게 조정된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속도를 높이면 '부아앙' 소리와 함께 치고 나가는 힘이 확실히 느껴진다.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노멀이나 컴포트 모드에선 스포츠 모드와 같은 추진력은 없지만 부드럽고 편안한 정속 주행에 어울린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에어서스펜션' 덕분에 오프라인에서도 주행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스펜션엔 주행모드에 따른 높이 조절 기능과 전자식 댐퍼 컨트롤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이 기능은 센터 콘솔 하단에 위치한 다이얼로 4단계 조작이 가능하며 차체 높낮이를 최저 -40mm에서 최고 7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주행 중 이 다이얼을 조작할 때 집중하면 높낮이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 트렁크에도 에어서스펜션 버튼이 탑재돼있어 정차 시에도 차체의 높낮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 휠 스티어링' 기능도 살짝 맛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올 휠 스티어링은 37km/h 이하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역방향으로 회전해 좁은 도로에서 코너링하거나 유턴 시에 유리하다. 반대로 37km/h 이상에선 앞바퀴와 뒷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회전시켜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실제로 좌회전·우회전할 때나 코너를 돌 때 대형 SUV 치고는 날렵하다는 느낌이었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때도 뒤로 쳐지지 않고 부드럽게 치고 올라갔다.


주행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의외로 내비게이션이었다. 도로에서 몇 대의 감시 카메라를 지나쳤지만 '전방에 카메라가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한 번도 없었고, 속도 제한 구간에서도 '속도 제한 구간입니다'라는 설명이 전무했다.


정점은 올림픽대로를 지나는 구간이었는데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이 지역에서는 안내 할 수 없습니다"고 말해 기자를 당황스럽게 했다. 우왕좌왕하다 종착지를 지나치자 "경로를 벗어났습니다"는 설명 없이 재설정한 경로만 안내해 상당한 불편함을 줬다.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신형 투아렉ⓒ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디자인·성능 업그레이드 한 신형 투아렉…가격 판단은 소비자의 몫


디자인과 성능을 두루 업그레이드한 신형 투아렉은 무엇 보다 대형 SUV 답게 실내 공간이 넉넉해 1열·2열 모두 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트렁크는기본용량 810L에서 2열 폴딩 시 최대 1800L까지 늘릴 수 있어 길이가 길거나 부피가 큰 물건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또 3.0 TDI 모델은 최고출력286마력 (3500rpm~4000rpm), 최대토크 61.2㎏·m (2250rpm~3250rp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성능은 6.1초, 최고속도는 235km/h(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 238km/h)로 디젤 차량 특유의 주행 즐거움도 선사한다.


크고 고급진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나 패밀리카를 원하는 오너 모두에게 어울린다. 다만 1억원을 넘나드는 가격은 부담이다. 구체적으로3.0 TDI 프리미엄이 8890만원, 3.0 TDI 프레스티지가 9690만원, 3.0 TDI R-Line이 1억90만원이다. 이를 의식한 듯 폭스바겐 코리아는 출시 첫날 각종 할인 혜택을 소개하며 프리미엄 트림 기준으로 7412만원부터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신형 투아렉이 플래그십 SUV인만큼 프리미엄 차량으로 정체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미 럭셔리 SUV를 출시한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 등 주요 경쟁사들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럭셔리 SUV 시장에서 우위를 자신한 슈테판 크랍 사장의 바람대로 신형 투아렉이 대형 SUV 대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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