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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밥그릇 다툼' 시작한 범여권…정의당 "민주당, 비례대표 내지말라"


입력 2020.03.07 04:30 수정 2020.03.07 06:1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원내 1당 위협받는 민주당, 결국 '비례정당' 띄워

아쉬울 것 없는 정의당은 與에 과격한 요구

"민주당-정의당의 비례의석 경쟁은 예정된 수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 15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 15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여 비례연합정당 출범을 두고 갑론을박하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본격적인 의석수 다툼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례연합정당 창당의 키를 쥔 정의당이 민주당을 향해 '비례대표 무공천을 선언하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6일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연합정당 창당) 제안 내용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비례정당에 대한 논의 자체를 최고위원회의에서 하지 말아 달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 방침을 변경하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수일 내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과 관련해 당장 애가 타는 쪽은 민주당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어떻게든 의석수 혜택을 받는 정의당과 달리, 민주당은 자칫하다간 '원내 1당' 자리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정의당이 민주당을 향해 '비례대표 무공천을 선언하라'고 다소 과격한 요구를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민주당이 비례대표를 포기하고 전체적으로 진보적이고 개혁적 진영의 표를 민주당 몫까지 (연합정당에) 몰아달라고 할 때부터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적인 형태의 비례정당은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우선 이에 화답하듯 '비례대표 무공천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비례공천을 하지 않고 연합공천으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당내 '친문' 핵심인 최재성 의원 역시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이를 모두 연합정당에 몰아주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당 일각에 존재하는 '비례용 정당은 불가능하다'는 반발을 무시하기 힘든 데다 민주당 비례대표 공모 절차에 참여한 신청자들의 반발 역시 거세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제1당을 위해 한 석이 아쉬운 민주당이 의석을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입장을 종합하면, 두 정당은 결국 각자도생하며 '밥그릇 다툼'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즉, 정의당을 포함한 범여권 연대를 명분으로 비례정당 창당 논의의 닻을 올린 민주당이 정의당을 제외한 기타 정당들과 연합정당을 꾸린 뒤 정의당과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경쟁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두 정당의 지지자들은 이미 오랫동안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정의당 식으로 교차투표를 해왔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이 한정된 비례 의석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비레연합정당의 또 다른 당사자인 미래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 세력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시사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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