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3일 더 준다" 했지만...
민주당·통합당은 '더 이상 협상 없다' 한 목소리
'가합의' 있었는지 두고 진실게임만 벌이게 돼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협상을 위한 '사흘의 말미'를 받게 됐지만, 진실게임만 벌이다 흘려보낼 모양새다.
여야는 12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보이다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은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려는 여당을 저지한 뒤 "국회의장으로서 3일의 시간을 더 드리겠다"며 양당의 합의를 독려했다.
여야는 여전히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양보 그 이상의 양보를 했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당은 '협상은 없고 협박만 있었다'고 항변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저희는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고 못을 박았다. 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지킬 수 없다면 국회의 존재 의의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이 그렇게 의석수를 자랑하니,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 가져가서 해보라고 할 정도니,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내세웠지만 여전히 동물국회 주도세력이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게 증명됐다"며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매우 명확해졌다. 국정발목잡기를 야당 정치로 착각하는 낡은 정치세력과 더 이상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치열한 공방 끝에 '진실게임'만 남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 간 '가합의'가 있었느냐를 두고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일각에서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직을 민주당에 양보하는 대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장 ·정무위원장·문화체육관광위원장·농림수산축산식품위원장·환경노동위원장을 받기로 합의를 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통합당은 이 보도와 관련 일관적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 7로 유지하는데, 그렇다면 7이 뭐냐고 제안만 받은 것"이라며 "가합의는 없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합의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통합당이 의총에서 상임위 배분 가합의안을 거부했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는 합의를 해놓고 ‘민주당으로부터 제안은 받았다’며 또다시 말을 바꿨다. 더 이상 주 원내대표에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