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훈 소속 극단 소년, 연극 '올모스트메인' 무대에 올려
2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2관 공연
지난해 12월 25일부터 대학로티오엠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단순히 말해 아홉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오로라가 보이는 가상의 마을에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 아홉 커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냈다.
‘찾길 바라. 네가 있어야 할 곳’을 주제로, 사랑 그 자체보다는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는 용기 있는 한 발자국에 대한 이야기와 응원이 아홉 개의 이야기를 관통한다. 서툴지만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중점을 둔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심장이 19조각으로 부셔져버린 여인과 낯선 남자의 이야기, 술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는 남자와 헤어진 옛 연인의 우연한 만남, 허름한 세탁실에서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만난 여인의 이야기, 오래된 연인의 헤어지는 순간을 다룬 이야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두 남자의 대화,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의 갈등, 오랜 친구로 지내왔던 여자 친구를 짝사랑한 남자의 이야기 등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극 속의 이야기들은 낯선 장소, 낯선 배우들을 통해 전달되지만 결코 타인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의 일상, 그리고 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억지스럽지 않은 상황들이 관객의 공감과 몰입을 돕는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재치 넘치는 대사와 통통 튀는 행동들은 연신 관객석의 웃음을 이끌어낸다. 담백하면서도 순수한,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가 한 겨울의 추위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포근함을 안긴다.
간소화한 무대도 관객을 끌어들인 요소였다. 배우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와 감정은, 무대를 간소화시키면서 있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각 에피소드 별로 벤치 하나 혹은 집의 출입문, 나무 한 그루 등 배경을 설명할 수 있도록 포인트만 줬을 뿐 어떠한 장지도 없다. 화려함은 없지만, 덕분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빼앗길 일도 없다.
‘올모스트메인’은 가수 겸 배우 피오(표지훈)의 활동을 통해 이름이 알려진 극단 소년의 작품이다. 극단 소년은 2015년,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 표지훈, 이한솔, 최현성 등 5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그간 연극 ‘슈퍼맨 닷컴’ ‘마니토즈’ ‘소년, 천국에 다가’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 받은 것에 이어 이번 ‘올모스트메인’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랜디·데이브 역의 표지훈, 이한솔을 주축으로 강은일·이준현(피트·맨), 최현성·조용석(지미·채드), 이충호·금동호(스티브·필), 주도하·김기주·박준석(이스트·렌달), 김다윤·이다빈·변하늬(지네트·웨이트리스·게일), 방유인·하유원(샌드린·마시), 이수정·이현아(마발린·론다), 조가은·문수아(글로리·우먼)가 무대에 오른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연극의 특성을 담아 모든 배우가 2개, 혹은 3개의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는데 서로 다른 인물,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같은 배우가 연기하면서 대사를 통한 깨알 같은 재미 포인트도 있다. 또 캐릭터별로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라 배우별로 연기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2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