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주담대 금리 0.01~0.06%포인트 상향 조정
케이뱅크도 인상…"코로나에 금리까지 서민 부담 가중"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도 대출 조이기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이자폭탄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일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상품의 기준금리를 0.01~0.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직장인신용대출’은 6개월짜리 연이율이 기존 5.77%에서 5.83%로 0.06%포인트 올랐다. 12개월짜리는 5.34%에서 3.38%로, 24개월짜리는 5.11%에서 4.15%로 각각 0.03%포인트씩 높아졌다.
‘더깎아주는신용대출(6개월)’ 기준금리도 기존 5.62%에서 5.68%, 12개월짜리 5.19%에서 5.22%, 24개월짜리 4.96%에서 4.99%로 각각 상승했다.
병원이나 약국 개원을 희망하거나 운영중인 의사와 약사를 대상으로 한 ‘닥터론’, ‘팜론’의 경우에도 3개월짜리 연이율이 종전 6.40%에서 6.44%로 0.0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또한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연금대출’은 연이율이 2.10%에서 2.14%, ‘뉴우량업체 임직원대출’은 8.62%에서 8.66%로 인상됐다.
주담대 상품의 기준금리도 올랐다. ‘뉴 에이스 장기담보대출’ 금리는 종전 연 2.20%에서 2.24%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굿뱅크장기모기지론’의 기준금리 역시 금리 변동주기별로 0.01~0.06%씩 올랐다.
이 밖에도 ‘뉴 일반담보대출’은 연 5.86%에서 5.90%로 0.04%포인트 올랐다.
다른 은행들의 대출 금리 역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인상했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44%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최저 연 2.88%로 올랐다.
한국은행의 ‘2020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작년 1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연 2.7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다. 금리는 지난해 5월(2.81%)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았고 오름폭은 작년 9월(0.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2.56%로 0.09%포인트 뛰어올랐다. 지난 4월(2.5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단대출(0.11%포인트), 보증대출(0.15%포인트) 금리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는 3.01%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는데, 이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발표 이후 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비대면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에다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대출자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는 등 금융 시스템 전반을 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과 자산으로 흘러들어가 자산 거품이 커질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대출이 증가하고 자산시장이 급등하면서 잠재적인 금융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인상되고 있어 취약차주 중심으로 이자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