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방사성물질 유출…무엇을 감사했는지 의아스럽다"
전문가 "당연한 것을 이상한 것으로 확대…물타기 의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감사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그동안 일부에서는 조기 폐쇄 결정을 정쟁화하며 그런 불량원전의 가동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참으로 무책임한 정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무엇보다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7년 전부터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며 "그동안 왜 의혹이 소명되지 못했는지, 누구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의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원전수사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원자력·양자공학 권위자인 정용훈 KAIST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연한 것들을 이상한 것으로, 음모로 몰아가면서 월성과 경주 주민의 건강 문제로 확대시킨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는 것, 월성원전 경계가 주변 마을보다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것, 원전 내부에는 경계보다 높은 곳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 주변과 몸에도 삼중수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섭취), 멸치 1g(건멸치 0.25g 정도 섭취), 내 몸이 자가 피폭하는 것의 500분의 1(하루 치에도 미달),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 정도"라며 "지금 (학계에서) 논의되는 수준에선 피폭이 있는 것과 암은 관련이 없다. 월성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 수사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감사원은 원전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핵심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가 산업자원부의 개입으로 불합리하게 낮게 조작됐다는 감사 결과를 냈다. 검찰은 지난달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무더기로 삭제한 혐의 등으로 산자부 국장 등 3명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