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191억9700만달러 규모...재택근무·원격교육 확산
미세공정 안정화에 초격차 기술 효과...낸드도 본격 회복 전망
올 1분기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호황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D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술 초격차 전략도 가속화되고 있어 K-반도체의 경쟁력도 공고해질 전망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D램 시장 매출은 191억9700만달러(약 21조5000억원)로 전 분기(176억5200만달러·약 19조7700억원)대비 8.7%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재택근무(WFH·Work From Home)와 원격교육 확산으로 D램 수요가 예상을 웃돈데다 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품 조달 확대도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PC·모바일·그래픽·서버 D램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양호한데다 향후 D램 가격 상승 지속에 대비해 업체들이 재고 확보 차원에서 신규 조달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할 것”이라며 “비트 출하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으로 2분기 D램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시장이 본격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미세공정 안정화와 신공정 기술 등의 영향으로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0나노 초반대(1z) 공정 양산 초기여서 공정 안정화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34%로 지난해 4분기(36%)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2분기부터 공정이 성숙 단계에 돌입하면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가장 높은 수익성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고성능 대용량 컴퓨팅용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에 따른 향후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D램 메모리 기술은 인공지능(AI)·머신러닝·빅데이터 등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용량·고대역 D램 기술로 꼽힌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작용하는 가속기·메모리·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새 인터페이스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SK하이닉스는 신공정 기술에 따른 수율 개선으로 1분기 영업이익률이 29%로 전 분기(지난해 4분기·26%)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톱 3를 이루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도 2021 회계연도 2분기(2020년 12월~2021년 2월)에 두 경쟁사와 비슷한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21%에서 26%로 높아졌다.
D램에 이어 낸드도 2분기부터는 수요 상승세가 나타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고용량 가속화, 솔루션 제품 강세로 2분기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램에 이어 낸드도 조금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2분기 개선에 이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호황 모드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메모리 강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