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경선 정시 출발…尹 위해 조정 안돼"
윤석열 "입당 굳혔다고? 나를 모르고 하는 말"
입당 두고 밀당 이어질 듯…주도권 선점 경쟁?
李 "피로감 유발할 수 있어…강하게 안 할 것"
공식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1야당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야권 안팎에선 자칫 줄다리기가 길어질수록 국민적 피로감이 커져 대선 경선 초반 흥행 판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자칫 불거질 수 있는 국민적 피로감을 우려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 메시지를 보고 저희와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저희와 함께 할 것이라 보고 조급하지 않게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전체 전략상 늦어지는 것은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너무 당기지도 너무 밀지도 않는, '밀당'은 강하게 하지 않는 형태로 지켜볼 것"이라 강조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향해 입당 시점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는 없지만 오는 8월에 당 경선 일정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당대표 선출 이전부터 줄곧 강조해 온 만큼, 경선 시작 전에 입당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날 윤 전 총장과 한 행사장에서 잠시 마주쳤던 이 대표는 "기본적인 인사만 나눴다"면서도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 경선버스는 무조건 정시 출발 해야 하는 것"이라 명확히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명확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입당보다는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면 입당도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이 사전에 예고했던 한 달 가량의 민생투어 이후 7월 말경 입당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과 8월로 예고된 대선 경선 시작 시점에 함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예상이 공존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내심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결정했다는 일각의 추측을 부정하면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언론을 통해 윤 전 총장이 "내가 입당하기로 마음을 굳혔으면서 패 일부만 보여주는 식으로 밀당을 하려 한다고 잘못 받아들이는 분이 많다. 그건 나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국민의 부름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국민이 가라는 방향에 대해 경청하는 절차를 밟은 후 정치 경로를 정할 것"이라 전했다.
일각에서는 밀당의 배경이 결국 야권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앞두고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적합도 1위를 견고히 고수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입장에선 개인 행보를 통해 대세론을 보다 공고히 한 뒤 입당해도 늦지 않다는 점과 하루 빨리 야권의 대선주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경선 판을 키우려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다소 상충되는 탓이다.
입당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를 지속하다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경우 윤 전 총장이나 국민의힘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로 더 좋은 환경에서 입당 논의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보니 교착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며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입당이 성사되더라도 어느 한 쪽이 다친 뒤에 이뤄질 수밖에 없어 힘을 합치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