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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의 들보는?…미국 겨냥한 중국의 '3불 정책'


입력 2021.07.19 04:24 수정 2021.07.18 14:2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中 전문가 "美, 선수로 뛰며

심판까지 하는 건 용납 못해"

'양분된 워싱턴' 지적하며

'中 때리기'에 강한 불쾌감 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미중 전략경쟁이 경제·군사·기술 등 각 분야에서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이 미국을 겨냥한 3불 정책을 언급해 관심을 끈다.


주펑 남경대 국제관계학원장은 1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관한 웨비나에서 "미국이 선수도 하고 심판도 하는 걸 용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3불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미 3불 정책이란 △미국의 관점이 세계의 관점은 아니다 △미국의 가치가 세계의 가치는 아니다 △미국의 규칙이 세계의 규칙은 아니다 등으로, 사실상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사회 규범·질서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미국의 외교적 관여 명분은 '포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중산층을 위한 외교'를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가 철저히 국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미국이 내세우는 가치·규범 등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신창 푸단대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없는 트럼프주의'를 견지하고 있다며, 중국을 '최대 적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목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목표에 다다르는 '수단'에 있어선 트럼프 행정부와 다르게 △전문성 △국가 이익 △전통 원칙(가치 중심 외교) 등을 중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펑 원장은 "미국의 대중정책이 강경해지는 것은 민주당·공화당 가릴 것 없이 수많은 국내 정치·사회적 문제를 뛰어넘어 함께 단결할 수 있는 의제이기 때문"이라며 "중미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은 미국 국내 정치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중관계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긴다거나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혹시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돌아온다면 (미중관계가) 정말 위험한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공부하고 연구했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미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이 문제 삼은 미국의 관점·가치·규칙은 인류 보편가치로 자리 잡은 자유·인권 등에 기초하고 있어 중국의 3불 정책이 소수 권위주의 국가를 제외한 국제사회 공감을 얻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중국 역시 국내 정치적 이유로 주변국 정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관점·가치·규칙을 묵인·방조·조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을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는 "미국이 중국의 국력 추격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중국이 스스로 가진 힘의 한계를 넘어 과잉팽창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국내 행위가 대외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중국이 문화·역사적 충돌 등 내부 문제가 외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해공정·동북공정·김치공정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이 역사·문화·안보 등의 분야에서 '극단적 중화주의', 심지어는 '만물중국설'에 사로잡혀 있는 만큼, 대미 3불 정책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미중 선택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로선 "국제법·국제규범 등을 동원하는 정도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당장 중국에 대한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탄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가치이기도 한 국제사회 보편 가치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뜻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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