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세단 평균가 12.5% 상승…제네시스·친환경차 수요 증가
국내 평균 가격도 상승세…해외 RV-국내 RV 평균가는 1천만원 벌어져
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판매하는 RV(레저용 차량) 평균 판매 가격이 50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세단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 투싼 등 중대형 차량 판매 비중이 증가한데다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 역시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전체 평균 판매 가격을 견인했다.
18일 현대차 2021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해외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 상반기 기준 4029만원을 기록, 작년 말 평균 가격인 3580만원과 비교해 12.5% 상승했다. 현대차의 해외 승용차 평균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해외 승용차 가격은 2016년 3580만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판매 단가가 하락해 2018년엔 32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다 2019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작년 3500만원대를 회복했고 올해 1분기 3800만원을 넘어선 후 상반기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승용차 평균 판매 가격 상승은 제네시스 라인업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실제 미국 현대차 판매법인(HMA)은 올해 1~7월까지 G70, G80, G90을 총 1만343대 판매했다. 전년 동기 판매량 보다 17.6% 늘어난 수치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점도 한 몫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넥쏘, 아반떼 HEV, 쏘나타 HEV, 아이오닉(구형) HEV·PHEV·EV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아이오닉 HEV·PHEV·EV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보다 7.9% 늘어난 1만4599대를 기록하는 등 친환경차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해외 RV 평균 판매 가격도 오름세다. 올 상반기 RV 평균 판매가격은 5253만원으로 작년 말 평균 가격인 4826만원 보다 8.9% 상승했다. 올해 1분기(525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현대차 판매법인은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중대형 SUV를 올해 7개월간 각각 4만9006대, 6만4857대, 9만5000대 판매했다. 이들 중대형 SUV 차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 43.9%, 38.0% 판매가 늘어나며 평균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투싼과 싼타페의 경우 HEV·PHEV가 출시되면서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승용차와 RV 평균 가격이 나란히 4000만원 초반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승용차 평균 판매 가격은 2019년까지 3000만원대를 지속하다 작년 말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평균 판매 가격은 44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볼륨 차종인 그랜저가 올해 1~7월까지 6만대 가까이 팔리며 선전하고 있고, 같은 기간 제네시스 G80이 3만5000대 이상 팔리며 전체 평균 판매 가격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RV 평균 가격도 지난해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선 뒤 올 상반기엔 4200만원으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팰리세이드, 투싼의 판매가 꾸준한 데 이어 올해 초 출시된 아이오닉5가 1만대 가까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해외 RV 평균 가격이 5253만원으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4000만원대인 국내 RV 가격과의 격차(1053만원)는 큰 편이다. 2019년과 2020년 RV 평균 가격은 국내가 17.9% 오른 반면 해외는 39.5%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작년 말과 비교해 국내 RV는 0.5% 오르는 데 그쳤지만 해외는 8.9%나 상승했다.
현대차의 평균 판매 가격은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강판 등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첨단 사양 보편화로 전장부품 적용이 확대되는데다, 친환경차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G80를 출시한 데 이어 GV60(코드명 JW)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시장엔 최근 선보인 싼타크루즈를 통해 RV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만 반도체 수급 이슈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생산·판매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신증권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정상화는 다소 더딘 상황"이라면서도 "상반기 차질을 빚었던 전기차 전용 모델 생산 증가와 함께 하반기 추가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 증가와 점유율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