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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물가 감시 공백에 도미노 인상 초읽기


입력 2025.02.04 07:03 수정 2025.02.04 07:0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커피 원두 가격 급등에 스벅 등 줄인상

이달 말 상생요금제 적용 맞춰 이중가격제 확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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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카페쇼에서 관계자가 커피콩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설을 전후해 식품, 외식 물가 상승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12월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정부의 물가 감시 기능이 떨어질 경우 연초 도미노식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았는데 현실이 됐다.


정부의 감시망이 느슨해진 데다 고환율과 커피원두 등 주요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전방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설 명절 직전인 지난달 24일 스타벅스와 버거킹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주요 외식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커피의 경우 원두 가격이 치솟으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8월에 이어 11월 그리고 올 1월 스타벅스가 3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동서식품은 작년 11월 인스턴트 커피·커피믹스·커피음료 등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지난달에는 폴바셋과 네스프레소가 각각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의 경우 핵심 재료인 원두 가격 급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년 말 기준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의 톤당 가격은 전년 대비 80~90%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식품, 외식기업들의 실제 수입 단가는 더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 프랜차이즈 1위인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으로 조만간 후발주자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통 업계 1위가 가격을 올리면 이어 나머지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다.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도 가격 인상에 나서는 분위기다.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500원에서 1800원,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2500원에서 28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다.


다만 가격을 올리면 가성비 브랜드라는 장점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가격 인상 보다는 일부 제품에 한정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에 이어 주요 업체들의 가격 인상 동향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면서 “브랜드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업체들과 어느 정도 가격 격차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설 이후와 이달 말을 기점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말에는 주요 배달앱 업체들이 작년 상생협의체 결과에 따라 상생요금제를 도입한다.


상생요금제는 배달 주문액이 적을수록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반면 소비자들의 주문 횟수가 많은 피자, 치킨, 커피 등 주요 브랜드의 경우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없거나 일부는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때문에 외식업계에서는 상생요금제 도입을 기점으로 매장과 배달 주문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실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수입에 의존하는 주요 원재료는 물론 인건비,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하다 보니 갈수록 가격 인상에 대한 점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작년 이 맘때는 정부의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 눈치를 많이 봤지만 현재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이 덜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외식업체나 가맹점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며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가능한 인상 폭을 최소화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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