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산업군 남성 분포도 높아…여성도 진입할 수 있게 교육 강화해야"
"일부 남성과 여성을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편견 지워야…남녀평등 육아 정착돼야"
"성별·고용 형태별 임금 공개 의무화하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돼야"
사회 진출 출발선인 20대에서조차 남녀의 임금격차가 벌어지게 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임금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과 여전히 존재하는 남성 중심적 문화를 꼽았다. 특히 이미 폐지됐지만 관행처럼 남아있는 군가산점제도의 완전한 척결을 강조했다.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같은 직종, 같은 계약 조건이라면 입사 이후 남녀 임금격차가 거의 없지만 여성의 경우 확실히 동일 조건 대비 남성에 비해 당초 대기업 정규직과 같은 고임금 노동시장에 진입할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남성들의 전공은 다양한 것과 달리 여성들은 문과 또는 상경계열에 주로 분포돼 있어 기계와 정유 산업군 등 고임금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힘든 편"이라며 "여성의 전공 분리를 완화하는 정책을 통해 여성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여성도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위 고부가가치 산업군에는 아직도 남성들의 분포도가 높은 것이 임금격차의 원인 중 하나"라며 "여성들도 정보통신 기술, AI 등의 분야에 들어갈 수 있게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성차별적인 인식과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성역할 문화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송 교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조직 충성도가 높고 위계 서열을 중시해 적극적으로 따를 것이다 또는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날 것이다 등 일부 남성과 여성을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집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특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남성을 선호하는 것은 사회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며 "사실 능력은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느냐의 문제인데 여성과 남성에게 주어지는 구조적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 이후 여성이 자신과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적을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위원은 "고용주 입장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이 결혼이나 출산 후 남성 노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편견에 채용을 꺼릴 수도 있지만 일부 여성의 경우를 여성 전체에 대한 이미지로 일반화하는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며 "출산 후 일을 그만둘 것 같아 여성을 뽑지 않겠다는 편견을 지우고 출산을 하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출산 휴가를 쓰고 평등하게 육아를 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업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성별·고용 형태별 임금 공개를 의무화하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선 임금 공시와 관련해 제공할 정보가 기업의 사적 재산이라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잘못된 성별 격차를 바로잡기 위해선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임금 공시제를 통해 남녀의 임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특히, 이미 폐지됐지만 관행처럼 남아있는 군가산점제도에 대해서는 "구시대적인 제도이며 남녀 임금격차의 또 다른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