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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권사, 신용공여 한도 턱밑…키움증권 등 90% 넘겨


입력 2021.09.30 11:05 수정 2021.09.30 11:1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신용거래융자 25조...사상 최고치

증가세 빠른 곳도 ‘감시망’ 가능성

최근 1년 신용거래융자 규모 추이 ⓒ데일리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의 90% 이상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신용공여 한도 관리 강화를 주문한 만큼 당국의 모니터링이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개인의 투자 열기가 다소 주춤하면서 빚투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8일 기준 25조47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13일 25조6540억원에서 줄어들었지만 3개월 전에 비해선 2조원 가깝게 증가한 수준이다. 예탁증권 담보융자도 지난 4월 29일 20조440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18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며 19조5150억원까지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주요 증권사와 영상회의를 열고 현재 자기자본 100% 이내인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를 자체적으로 관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반대매매 역시 지난달 84억8000만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신용공여 관련 리스크로 증시 충격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금융당국은 주식 신용매매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70% 수준에서 신용공여 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한도가 최대치에 임박한 곳들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증권사 13곳 중 3곳의 신용공여 잔액이 법정한도의 90%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한도 소진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91.5%)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90.86%), 하이투자증권(90.44%) 삼성증권(81.96%) 등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77.58%), NH투자증권(65.94%), 한국투자증권(65.01%) 등의 순이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신용공여 한도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입장에선 90% 이상 수준부터, 좀 더 규제가 강할 경우 80% 이상도 모니터링 대상이 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증권사뿐만 아니라 증가 추세가 빠른 증권사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자 신용공여 잔액은 7조2844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작년 9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비중이 60%대에서 현재 77%대까지 오르는 등 증가 속도도 빠르다.


하 연구원은 “이러한 특징을 가진 증권사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대된다면 수급 영향이 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다소 꺾인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최근 브로커리지 관련 지표들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0월 이후 매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던 증시 합산 일평균거래대금은 22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고 신용공여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횡보함에 따라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모두 절대적인 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점차 유동성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에 두 지표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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