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결승 중국전 2골차 리드 지키지 못하고 2-3 역전패
콜린 벨 감독 "선수들 자랑스럽다"면서도 후반 패인 지적
우승컵 걸린 경기에서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경험 쌓아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2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아시안컵 우승을 놓쳤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인도 뭄바이 DY 파틸스타디움서 펼쳐진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결승에서 중국에 2-3으로 져 우승에 실패했다.
전반 초반 중국 공세에 밀렸던 한국은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이금민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최유라가 문전에서 골로 연결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박스에서 이금민의 패스가 중국 선수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A매치 통산 64호골.
2-0 앞선 가운데 후반을 맞이한 한국은 중국의 거센 공격에 시달렸다. 후반 22분에는 박스에서 크로스가 손에 맞아 PK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불과 3분 뒤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준 한국은 2-3으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최고 성적은 2003년 대회에서의 3위. 대회 최고 성적을 뛰어넘은 준우승은 분명 대단한 성과다. 올림픽에는 출전 경험도 없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통한의 역전패로 품에 들어왔던 우승컵을 내준 기분이라 허탈함은 실로 크다.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촉촉하게 눈가가 젖은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4월에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중국에 져 올림픽행이 좌절됐다. 너무나도 잘 기억하고 있는 선수들도 패배 후 “꼭 설욕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패배가)힘들다”고 말했다.
콜 감독도 어이없는 역전패의 충격으로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벤치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먼 곳만 응시했다. 종료 후 선수들에게 다가가 격려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만큼 역전패의 충격은 컸다.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팀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성장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후반에 프리킥을 서너 차례 주고 페널티킥도 허용했다. 위기를 자초한 모양새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흐름이 바뀐 순간에 더 강해졌어야 하는데 부족했다. 앞으로 선수들이 개선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하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성과 등에 대해서도 벨 감독은 "월드컵에 대한 생각보다 며칠 동안 결승전 패배가 생각날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아시안컵을 통해 분명히 성장을 확인했다. 벨 감독 말대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 호주와의 진검승부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모든 것이 좋았지만 중국과의 결승 후반에서 많이 무너졌다.
벨 감독 지적대로 결정적인 순간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반복돼 흐름을 내주는 경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 선수들도 후반을 떠올리며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승컵이 걸린 경기에서 얻은 값비싼 자양분이다.